LSD밀수 철저히 막자(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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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간이 괴로운 현실을 도피하거나 환각과 쾌락에 빠져들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한 자극과 쾌락을 찾게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 보다 깊은 수렁에 빠지고 다시는 헤어날 수 없는 나낙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인간파괴의 과정에 길잡이를 하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약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에게도 마약의 역사는 오래이고 최근에 들어서는 종류도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옛날에는 아편으로 한정됐던 것이 근래들어 대마초와 히로뽕으로 확산되고,드디어는 초강력 마약인 LSD가 국내에 침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미국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LSD를 들여와 판매하려던 재미교포와 이를 복용해온 사람들을 구속하고 소지하고 있던 LSD도 압수했다.
우리에게는 아직은 이름도 생소한 LSD는 환각효과 면에서 히로뽕의 3백배나 돼 1만분의 1g만 복용해도 12시간 이상의 환각효과가 지속된다고 한다. 다른 마약에 비해 의존성이나 습관성이 강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염색체를 파괴해 부작용이 크고 그 부작용이 유전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복용자 자신의 파멸은 물론 자기자식들에게까지 부모의 파멸을 물려주어 희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뉴욕시에서 부모의 마약중독의 피해를 본 2세인 「마약베이비」의 보고건수가 지난 86∼87년 사이에 배가 늘어나 2천5백건이 넘었다. 89년에는 4천9백건에 이르렀다. 체중 1.5㎏이하의 신생아나,체중이 정상이어도 뇌장애·호흡기 장애등을 태어나면서 간직하고 있다. 심한 경우 마약을 주사하는 과정에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부모는 선천성 에이즈환자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이토록 무서운 마약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한 품종인 LSD의 국내상륙은 국민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사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마약단속을 책임진 당국은 반입을 봉쇄하는데 보다 더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하겠다. 가로·세로 길이가 1㎝도 안되는 작은 종이에 1백회를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LSD액체를 흡수시킬 수 있다니 반입과 휴대가 간편하고 은밀한 마약이다.
이렇게 들여오는 마약을 사전에 단속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마약에 대한 국내수요가 증가일로에 있고,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마약조직의 활동은 휴대와 반입이 간편하고 속이기 쉬운 LSD 마약으로 집중될 가능성은 크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따라서 공급루트 추적만으로는 마약조직 색출이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은 마약단속 요원을 보강하고 장비와 기술을 상황에 맞게 향상시켜야 한다. 또 검찰·경찰·세관 등으로 분산돼 있는 단속업무를 일원화 해서 보다 더 강력한 통제체제를 갖출 필요가 절실하다.
아울러 국민계몽에도 더욱 적극성을 발휘해야 하겠다. 마약의 해독성이 본인뿐만 아니라 자손에게까지 미친다는 점을 모든 국민이 경각심을 갖고 인식하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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