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코피 과음 조장/교내에 자판기 경쟁적으로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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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중·고등학교 구내매점들이 코피자판기를 경쟁적으로 설치해놓고 제한없이 팔아 학생들이 코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 폐해를 조장하고 있다.
특히 대입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일부 고3생들이 초조·불안감과 졸음을 쫓으려 코피를 하루 5잔이상 마시기도해 불면증 등으로 막바지 수험준비에 지장을 받는등 부작용이 일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등 대도시가 심한 가운데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신적 불안·불면을 호소하거나 불면·신경쇠약 등으로 병원을 찾는 고교생들이 늘고 있어 학부모들과 일부 교사들이 교내 코피자판기 철거를 학교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내 3백36개 중학교와 2백42개 고교의 대부분이 코피자판기를 설치 해놓고 있으며 강남의 K고의 경우,5대 이상이나 되는 코피자판기에서 코피를 제한없이 팔고 있다.
대구의 경우 관내 75개 중학교와 61개 고교매점에 설치된 코피자판기는 1백20여대나 되며 학생들의 수요가 계속 늘자 매점업자들이 코피자판기를 경쟁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자판기 2대에 하루 1천5백여잔의 코피가 팔린다는 대구 C여중고의 서무과직원은 『습관적으로 코피를 마시는 학생이 늘어나 특히 고3생들은 하루 5잔이상 마시며 휴식·점심시간이면 장사진을 이룬다』고 말했다.
◇부작용=대구 K고 3년 이모군(17)은 『대입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해 학교에서 휴식시간마다 코피를 빼내 습관적으로 하루 5잔 이상 마시지 않으면 공부가 안된다』고 청소년 전화상담소에 호소했다.
부산 「10대의 전화」상담원 김정숙씨(27·여)는 『최근 하루 10여명의 고3생들이 불안·졸음을 이겨내려고 코피를 너무 마셔 불면증에 시달려 입시준비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해 오고있다』고 말했다.
주왕기 교수(51·강원대 약대)는 『코피는 카페인성분으로 습관성과 중독성이 강해 청소년들이 많이 마시면 불안·초조 등을 유발,공부에 지장을 주고 식욕도 떨어져 성장기의 청소년건강을 크게 해친다』고 중·고생의 코피 과다섭취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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