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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 인민군대사』 펴낸 전육사교장 장준익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현 국방부장관 이종구씨와 육사 14기 동기이자 육사교장을 지낸 장준익씨(56·예비역중장)가 예편하자마자 뛰어든 북한군대사연구의 결과를 책으로 펴냈다. 그의 저서『북한인민군대사』는 창군전 인민군 뿌리와 그후 6·25에 이르기까지의 군사를 다루고 있는것이 특징.
저자 장씨는 인민군의뿌리를 캐기 위해 김일성의 「진짜과거」를 현장중심으로 훑었고 인민군의 실질적 중추이면서도 아직 연구의 황무지인 조선 의용군의 역사도 증인중심으로 더듬어갔다. 때문에 이 책은 6·25와 관련해 다루어져온 인민군 연구경향을 벗어나 인민군을 뿌리부터 다룬 최초의 연구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역후 장씨가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주 오랜 과거의 기억때문이었다. 장씨는 중령으로 육군대학 교수를 지내던 지난 72년 고박정희대통령으로부터 비밀지시를 받았다 (장씨는 그 내용이 1급 비밀이기 때문에 절대 밝힐수 없다고 한다).
『그 작업은 인민군역사를 반드시 필요로 했는데 어디를 다녀봐도 자료 하나 구할수 없었습니다. 결국 대통령께 보고는 했지만 완벽한 것이 못돼 늘 짐짐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다 예편과 동시에 연구를 결심했죠.』 장씨는 야전생활을 오래하다 82년 30사단 사단장, 정년에는 5군단장에 임명된뒤 87년6월 육사교장으로 부임했다가 이종구 현 국방장관이 참모총장이 되면서 88년10월 자진 예편했다. 예편후 미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에 월 1천달러의 장학생으로가 조그마한 방 한칸에서 밥과 빨래를 「손수」하는 고학을 1년반동안 했다.
장씨는 90년 7, 11월 각각 20일 정도에 걸쳐 중국을 방문, 인민군과의 용군 출신들을 만났고 지난 7월에는 소련도 방문하는등 학문에 정열을 불태웠다.
「발로 뛰어」 만난 증언자가 전 인민군 부참모총장 이상조씨, 전 인민군작전국장 유성철씨, 소군정 정치사령관이었던 레베데프씨등 30명에 이른다.
『계속 연구에 종사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군축문제등 중요한 문제가 많지 않습니까.』 장씨 연구결과의 학문적 가치는 아직 평가하기 이르지만 연구하려는 자세 하나만으로도 신선한 인상을 주고 있다.<안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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