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트답게 입어야 수트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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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향기'는 어디에서 풍길까. 여성과 진배없다. 옷매무새가 경쟁력이다. 같은 옷이라도 누구는 베스트 드레서가 되고 누구는 워스트로 눈도장 찍힌다. 어떻게 입느냐. 스타일리스트 정윤기가 포인트를 제시한다.
프리미엄이 격주로 총 6회에 걸쳐 싣는다.

①수트 잘 입기 ②트렌치코트 ③셔츠와 넥타이 ④액세서리 ⑤캐주얼 ⑥베스트 드레서되기

영화제목처럼 지난 겨울은 따뜻했다. 비싼 돈 들여 구입한 캐시미어 코트는 몇 번 입어보지도 못하고 장롱 신세. 겨우내 내 손길을 많이 탄 아이템은 수트였다.
"아뿔사! 좀 더 내게 잘 맞는 수트를 마련해둘 걸." 후회막심은 비단 나만의 일은 아니었을 게다. 수트는 남자의 스타일에서 자동차나 시계만큼 중요한 요소다. 수트를 모르고선 멋쟁이를 논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남성의 수트 스타일은 영국·이탈리아·일본 등과 비교해 상당수준 감(感)이 처진다.
우리나라 남성에겐 어떤 수트가 어울릴까.
체형을 고려해라. 트렌드를 따른다고 무조건 슬림한 수트를 구입해선 안 된다. 체형이 비슷한 일본 남자들에게서 힌트를 얻어 보자. 상체가 크고 다리가 짧다면, 쓰리 버튼보다는 원 버튼의 칼러 폭이 슬림한 짧은 재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국식 수트는 품이 넉넉해 활동성은 좋지만 멋과는 거리가 있다. 반면 이탈리아나 영국식 수트는 가슴과 어깨가 두툼하게 강조되고 전체적으로 폭이 좁아 훨씬 잘 어울린다.
아낌없이 투자해라. 캐주얼 룩은 빈티지한 것으로 소화가 가능하나 수트는 그렇지 않다. 공 들인만큼 자신이 업그레이드되는 아이템이다. 좋은 것으로 자신감 있게 선택해야 후회가 적다. 최고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고집하는 랄프로렌 블랙라벨이나 댄디한 느낌을 잘 살린 질 샌더같은 수입 브랜드를 추천한다. 국내 브랜드는 체형의 단점을 잘 커버한 지오지아나 송지오 옴므를 꼽을 수 있다.
매치시킬 셔츠와 넥타이를 착용하고 가라. 나중에 스타일링할 때 도움이 된다. 또 운동화보다 구두를 신는 것이 기장 수선부터 바지폭 선택을 위해 바람직하다.
수트는 어떻게 입는 것이 가장 멋질까.
'올인'에서 프로 도박사로 열연한 이병헌. 그가 즐겨입던 화이트 셔츠와 블랙 수트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까다로운 컬러 매치다. 이에 블랙 타이와 가슴 포켓의 흰색 스퀘어(손수건 장식)등 시크한 액세서리를 활용해 댄디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연출해냈다. 권상우는'천국의 계단'에서 경영인 2세에 어울리는 젊고 감각적인 수트 스타일을 선보였다. 사선 줄무늬 타이, 검은색 셔츠와 회색 수트의 매치는 도회적이면서도 모던함을 추구한다면 참고하자.
최근 개봉한 '007 카지노로얄'에서는 제6대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가 젠틀함·섹시함을 겸비한 남성미를 선보인다. 그가 입은 브리오니의 수트는 최고급 맞춤복으로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멋을 선사한다.
팁 하나. 수트 주머니에는 얇은 명함지갑 정도만 넣도록 하라. 애연가의 경우 담배갑을 넣기도 하는데 볼썽사나울 뿐더러 수트 스타일을 망치는 주범임을 명심하자.
수트는 수트다워야 멋이 산다. 올 봄 트렌드는 포켓 스퀘어부터 커프스 링크까지 완벽하게 연출된 클래식 수트 스타일이 대세다. 어울리는 아이템을 매치시켜라.
'개발에 편자'보다는 '비단위의 꽃'이 당연히 아름다운 법이다.

◇정윤기=패션 스타일리스트로 홍보대행사 '인 트렌드' 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백화점에서 패션 디자인을 강의하고 있으며 몇개 TV프로그램에서 스타일 자문을 맡고 있다. 연예인 스타일링으로 유명하다. 옷 잘 입는 연예인으로 꼽히는 김민희·손예진·김혜수·김아중 등 여성 패션니스타뿐 아니라 정우성·강동원·차승원·천정명이 그의 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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