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시청자취향 건전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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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가정용 비디오 기기가 TV보유수와 맞먹고 전국적으로 비디오 대여점이 3만곳이 넘는등 비디오 문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대부분의 비디오 시청자들이 거의 「비디오 중독」수준에 이르고 있는데도 정신생활과 정서를 살찌게 할 좋은 프로그램은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월간 『비디오 플라자』가 서울의 중학생이상 40대이하 직장인 5백16명을 대상으로한 비디오 선택 취향 조사에 따르면 이들중 85%가 l주일에 평균 세편의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디오 프로를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33.1%가 영화의 지명도(극장개봉 또는 유명한 영화), 출연배우(27.1%), 영화 성향(24.8%)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비디오 시청자들의 취향은 일반 극영화 수요가 대중들에게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나 극장에서 이같은 수요를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디오를 즐겨 보는 시청자들은 주로 집에서(81.2%) 가족들과 함께 보거나(42.2%) 혼자 보는 경우(41.2%)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주말·공휴일(68.7%)에, 주로 밤에(오후9시∼l1시39.8 %, 오전 1시 이후도 l5.7%)보고 있어 가정·생활문학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비디오 소비자들은 비디오를 자주 보는 이유에 대해 「여가를 즐길 마땅한 거리가 없어서」(39.9%),「특별한 이유없이 습관적으로」(20.6%)라고 대답해 비디오가 단순한 시간 때우기용으로만 취급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시청자들은 신중한 판단 기준이나 의식 없이 비디오를 고르고 대여점들은 이에 부응, 저질 프로그램을 계속 공급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로그램 내용별로는 성향구별없이 개봉영화를 찾은 경우가 24.4%로 가장 많고, 감동물 (16.6%), 코미디(12.9%), 액션물(12.7%), SF(9.4%), 멜러물(8.7%), 에로물(7.9%), 홍콩영화(6.9%)순서로 답해 시청자들의 취향이 매우 다양해지고 에로물·홍콩영화에 대한 낮은 선호는 최근의 비디오시장 경향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한 설문에서는 고객들이 액션물(44.5%)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 있어 타성에 젖은 판매·대여 관행에 의해 소비자 조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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