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현의 골프야 놀자Ⅱ ⑤ 안전한 티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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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안녕하세요, 김미현입니다. 월요일에 끝난 마스터카드 클래식은 멕시코시티의 궂은 날씨 때문에 정말 힘들었던 대회였어요. 첫날 성적에 비해 마지막 날 성적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하기도 했지만 하루를 기다려야 한다는 게 정말 힘든 일이었어요. 올랜도로 건너오니 화요일 밤 10시를 훌쩍 넘기더라고요. 하지만 다음주 애리조나에서 벌어지는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피곤해도 훈련을 계속해야 합니다.

보통 몸이 지치고 피곤할 때, 또는 정신적으로 압박감을 느낄 때 샷이 좌우로 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추어뿐 아니라 프로선수에게도 나타나는 현상이죠.

몸이 지친 것은 휴식으로 회복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압박은 좀처럼 극복하기 힘듭니다. 반드시 페어웨이로 볼을 떨어뜨려야 하는 티샷의 경우는 그 압박감이 더욱 심하죠. 유난히 러프가 길거나 페어웨이가 좁은 골프장이라면 더욱 정확하게 티샷을 해야 합니다. 저처럼 힘이 없는 골퍼라면 러프가 긴 곳에서는 반드시 페어웨이로 볼을 떨어뜨리기 위해 특별한 방법으로 샷을 해야 합니다.

정확한 티샷을 해야 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체를 고정하고 평소보다 콤팩트한 스윙을 하는 것입니다. 하체를 고정하는 것은 확실하게 기본을 다진다는 뜻으로,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인 스웨이를 방지해 줍니다.

백스윙 톱은 평소보다 약간 작은 정도까지만 해야 합니다. 아무리 하체를 튼튼하게 고정했다 하더라도 백스윙이 너무 커지면 오른쪽 무릎이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체가 충분히 버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백스윙을 해야 합니다.

키포인트는 오른발 뒤꿈치입니다. 보통은 티샷 임팩트 때 오른발 뒤꿈치가 땅에서 떨어집니다. 오른쪽에 남아있는 힘을 남김 없이 왼쪽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정확도를 높여야 할 때는 임팩트 때도 오른발 뒤꿈치를 땅에서 떼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임팩트를 지나 폴로 스루 단계에 접어들 때쯤, 서서히 땅에서 떼기 시작하죠. 임팩트 때 오른발 뒤꿈치를 땅에서 떼지 않으면 과도한 몸통의 회전을 막을 수 있고, 왼쪽 다리의 축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보다 여유있는 리듬으로 임팩트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티샷을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물론 거리는 좀 손해를 본다고 생각해야죠. 이런 샷을 하면 평소보다 5~10야드 정도 손해를 봅니다. 하지만 페어웨이에서 한 클럽을 길게 잡는 것이 러프에서 한 클럽 짧게 쥐는 것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거리가 비교적 짧고 페어웨이 폭이 좁은 파4 홀에서 이 샷을 응용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의하실 점은 체중의 배분 문제입니다. 임팩트 때 오른발 뒤꿈치를 땅에서 떼지 않으려고 하다가 체중도 오른발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 안 되죠. 뒤꿈치를 떼지 않으면서도 체중의 90% 이상을 왼발 쪽에 실어야 합니다.

오른발 쪽에 체중이 남아 있으면 스윙 후 몸이 뒤집히는 모양(리버스 피벗)으로 피니시가 됩니다. 그러면 몸이 뒤로 물러나면서 어퍼블로 스윙이 되기 때문에 볼의 탄도가 평소보다 높아집니다. 거리도 훨씬 손해를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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