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신입생 50% 지역균형 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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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립형 사립고인 강원도 횡성의 민족사관고등학교(교장 이돈희)가 지역균형 선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역별로 입학 학생 수를 배정하는 이 제도는 현재 중 3생이 고교에 들어가는 2008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지역균형 선발제는 서울대 등 대학들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단위로 학생을 뽑는 자립형 사립고나 특수목적고 중에는 민족사관고가 첫 번째다.

민족사관고는 15일 교육의 지역 편중현상을 막고 전국에서 미래 지도자감을 골고루 뽑기 위해 지역균형 선발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학교의 새 제도에 따르면 2008학년도 신입생 150명 가운데 50%인 75명은 현행대로 전국단위의 자유경쟁으로 선발한다. 또 나머지 50%는 지역별 중학생 수를 감안해 선발인원을 배정했다.

지역별 배정인원은 ▶서울 7명 ▶경기도 7명 ▶강원도 6명 ▶부산.대구.인천.경북.경남 각각 5명 ▶광주.대전.울산 각각 4명 ▶충북.충남.전북.전남 각각 4명 ▶제주 2명 등이다.

해당 지역에서 배정한 신입생이 나오지 않거나 모두 채우지 못하면 전국단위 자유경쟁을 통해 충원한다. 예를 들어 충청지역에서 10명이 지원했을 경우 상위 4명이 기본 자격이 되면 우선 합격시키고, 나머지 6명은 자율경쟁으로 돌려 선발한다는 것이다.

민족사관고의 올해 신입생 합격자 155명 가운데 서울 지역 중학교 출신이 76명(49%), 경기도 지역 출신이 49명(31.6%)으로 80% 이상이 수도권 출신이다. 이돈희 교장은 "수도권 중에서도 특히 강남 출신이 많아 지역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새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며 "해당 지역에서 우수한 학생을 배출해 배정된 신입생 수를 모두 채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지역 학부모들은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김모(40.서울 신정동)씨는 "딸아이가 민족사관고 입시를 준비해 왔는데 갑자기 지역배정을 하게 되면 입학문이 좁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상산고는 올해 처음으로 일반전형(360명)의 25%를 전북지역 학생으로 뽑았다. 전국단위로 뽑는 외국어고의 경우 2009학년도까지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고 2010학년도부터 거주지(광역시.도)로 입학자격을 제한한다고 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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