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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TV가 세계 1위 해냈는데 PC·프린터라고 못할쏘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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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TV가 되는데 PC.프린터.모니터가 안 될 이유가 없다."

박종우(55.사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사장이 '제2의 보르도 TV' 신화 만들기에 나섰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세빗 2007'참석 차 독일 하노버를 찾은 그는 14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IT 제품을 휴대전화와 TV에 이어 일류 명품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올 초 DM총괄 사령탑에 오른 뒤 언론을 처음 접한 그는 특히 프린터 시장에 큰 기대를 걸었다. 세계 프린터 시장규모는 13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성장세도 빠른 편이다. 일단 3위권 안에 들어가 시장 점유율 10~20%를 확보하면 반도체와 맞먹는 200억 달러 안팎의 안정적인 수입원이 된다. 하지만 전자.화학(잉크.토너).광학(레이저).물리학.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의 정밀 기술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여러 업체가 이 산업을 넘봤지만 결국 미국 HP, 일본 캐논.엡손, 삼성 등 몇몇 회사만 살아 남았다.

박 사장은 "우리 프린터 기술은 화상과 컬러 등 일부분을 보완하면 세계 1위인 HP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고 단언했다. 게다가 프린터 관련 제품은 90% 이상이 기업간 거래(B2B)지만 삼성은 B2B 비중이 30%를 밑돌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은 1500만대 규모인 레이저 프린터에서는 2위지만 7500만대 시장인 잉크젯 등을 포함한 전체 순위에서는 10위권 밖이다.

박 사장은 "당면 목표는 세계 3대 프린터 업체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최소형 컬러 레이저 복합기인 'CLX-2160N'을 처음 공개했다. 8월에는 두께 11cm짜리 레이저프린터를 출시해 보르도 TV와 같은 간판 상품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한편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른 TV 분야에 대해 박 사장은 "세계 TV 시장 2연패를 달성하겠다"며 "LCD 부문은 40인치 이상 고급 시장에 주력하고 PDP와 DLP에서도 1등을 차지해 3관왕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밀양 출신인 박 사장은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IBM 등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그는 1992년 삼성전자에 특채됐다.

세계 최초의 1기가바이트(GB)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주도한 그는 2001년부터 프린터 사업을 맡아 삼성전자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키웠다. 올 초 인사에서 정보통신 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최지성 사장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삼성전자의 DM총괄은 디지털TV.PC.프린터.MP3플레이어 등 IT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

하노버=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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