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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쇼핑몰들 '빛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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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서울 도심과 외곽지역 테마쇼핑몰 분양 시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악.은평.구로구 등 외곽지역 테마쇼핑몰 분양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쇼핑몰은 웃돈까지 붙었다. 반면 동대문 등 도심지역 분양 시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5일 근무제와 복잡한 교통 때문에 외곽 고객들이 굳이 도심 쇼핑몰로 나오지 않고 인근에서 쇼핑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부근에 뉴타운 개발이 예정돼 있어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곽에는 도심에 비해 테마쇼핑몰 공급이 많지 않은 점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한 요인이라고 업계는 본다.

관악구 봉천동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앞 M쇼핑몰의 경우 지난 9월 중순 분양을 시작한 이후 2개월여 만에 거의 다 팔렸다. 전체 6백50개 점포 가운데 70%가량은 지역 주민이 분양받았다. 이 업체 관계자는 "공급 과잉을 빚고 있는 동대문 등과 달리 주변에 대형 할인점.쇼핑몰이 없기 때문인지 지역 정보에 밝은 인근 주민이 많이 계약했다"고 말했다. 지상 1층 등 일부 점포에는 1천만~3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구로구 구로동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옆 애경백화점 여성주차장 부지에 짓는 N쇼핑몰은 지난 10월 중순 분양을 시작한 후 전체 3천3백27개 점포의 83.5%가 주인을 찾았다.

이 쇼핑몰 남정우 이사는 "지역 밀착형 대형 쇼핑몰로서의 성장 가능성 때문인지 주변 상인들도 제법 분양받았다"고 말했다.

은평구 은평뉴타운 인근 3천1백여개 점포의 한 쇼핑몰은 계약률이 85%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 관계자는 "소규모 옷가게는 거의 분양됐고 레스토랑 등 투자금액이 많은 일부 상가가 남아 있다"며 "은평 뉴타운 길목에 위치해 발전 가능성을 보고 분양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강북구 미아동 옛 대지극장 자리에 들어서는 T쇼핑몰도 아직 공개 분양을 하지 않는데도 입소문을 듣고 사전 청약을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분양대행사인 타운산업개발 이택수 부장은 "10.29 대책 이후 아파트값이 하락하자 상가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 청약자들이 하루 평균 4~6명 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구와 동대문구 일대 등 도심 테마 쇼핑몰 분양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동대문 상권의 R.F 등 일부 쇼핑몰은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공개분양을 거의 중단한 상태다.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테마 쇼핑몰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계약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분양자 때문에 업체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며 "내년 봄 이후에나 광고 등을 통해 다시 분양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일부 쇼핑몰 계약률이 50%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본다.

동대문구 제기동 H쇼핑몰의 경우 분양가 수준에서도 매물이 많다. 제기동 한 중개업자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을 받은 투자자가 내년 4월 입주를 앞두고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사려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내년 본격 시행될 주5일 근무제 영향에다 뉴타운 개발 등으로 외곽 상권이 부상할 수 있다"며 "다만 입지 여건뿐 아니라 건축허가.땅 매입 여부, 매장관리.홍보 등을 맡은 관리회사의 능력 등을 꼼꼼히 따진 뒤 분양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원갑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kimhs@joongang.co.kr>

<사진설명>
복잡한 교통 등의 영향으로 서울 외곽 상권이 활성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테마쇼핑몰 분양이 잘 되는 편이다. 사진은 은평 뉴타운 부근에 짓고 있는 한 테마쇼핑몰의 공사 현장.[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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