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 목표에 "먹구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침체 못 벗는 아마복싱
한국아마복싱은 지난 23일 폐막된 제6회 시드니 세계아마복싱선수권대회에서 은1, 동메달1개에 그쳤다.
따라서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최소 금메달1개는 챙겨야겠다는 한국복싱의 목표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84년 LA올림픽 금1, 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던 한국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또다시 획득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로선 「욕심에 불과하다」는 것이 복싱계의 중론.
86년 3백14개의 복싱팀, 등록선수 3천5백43명으로 절정기를 맞았던 한국 복싱이 지난해엔 팀이 50여개 줄어든 2백62개, 선수는 무려 1천여명이 감소한 2천4백29명을 기록했다.
특히 복싱지망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학선수의 경우 86년 6백90명에서 90년엔 3분의1이 줄어든 4백61명에 불과, 저변이 줄고있는 상황에서 우수선수의 탄생은 바라보기 힘든 실정.
복싱계 일각에선 이번 세계선수권출전 한국대표가 올림픽 1차선발전 우승자로 최종선발자가 아닌 점을 들어 올림픽에선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느냐는 반론을 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최종선발전 참가자격이 부여되는 지난주 벌어진 올림픽 2차선발전에서 기대를 모았던 90북경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창환(서울시청) 이재권(동아대) 등이 탈락, 획기적인 전력 증강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연맹에서는 이들을 최종선발전에 추천케이스로 출전시킬 계획이지만 좋은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또 라이트플라이급 북경대회 우승자인 양석진(부산시체육회)은 위염 등 부상에 따른 훈련부족으로 아예 2차 선발전에 불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제 김광선 문성길 등과 같은 걸출한 스타를 보유하지 못한 한국 복싱이 해야 할 일은 남은 기간동안 컴퓨터 채점에 알맞은 철저한 포인트위주의 아웃복싱으로 기존선수들을 단련하는 것밖에 없다.
화끈하진 못해도 경쾌한 푸트웍을 이용, 점수위주의 경기운영을 펼치는 채성배(광주동구청)가 해머펀치들이 즐비한 헤비급 무대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나 지난 대회에서 한 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던 불가리아가 약삭빠른 아웃복싱으로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기록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유상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