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손질 알고보니 고도의 기만책" 노총서 비판|이창석씨 구속 판사 승진탈락 "괘씸죄" 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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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또 한차례「귀성전쟁」이 예상되는 올 추석연휴때 교통체증을 우려해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항공사직원, 특히 예약과 직원들이 아우성.
정기노선은 이미 8월말에 예약이 끝난 상태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추석연휴기간동안 각각 50편·30편의 특별기투입을 계획하고 대기승객을 받아왔으나 컴퓨터에 명단을 입력할수 없을 만큼 넘친 상태.
이같은 상황인데도 연휴하루전인 20일까지 예약신청이 줄을 잇자 예약과 직원들은 아예 전화코드를 빼놓고 작업을 하는가 하면 회사간부가 직접 부탁을 해도 『사장결재를 받아오라』고 말할 정도로 「귀성전쟁」에 앞서 「표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기도.
○…서울지검은 최근 재판에 계류중인 피고인을 법원에 부탁, 무죄를 선고받도록 해주겠다며 교제비 1억3천만원을 받은 민자당중앙위 부의장 이창렬씨(59)를 구속하면서도 이씨의 신분을 적극적으로 숨겨 주위의 눈총을 받기도.
검찰은 구속영장 이씨의 직업란에는 「건설업체대표」로 기재하는등 「행여 민자당에 누가 될까봐」보안에 신경을 쓰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씨는 중앙선관위에도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라며 이씨가 맡고있던 중앙위부의장자리를 평가절하 시키기에 급급.
이에대해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집권당 간부의 개인적인 범죄사실을 검찰이 적극적으로 보안조치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것은 검찰권의 중립이란 차원에서 비난받을 처사라고 일침.
○…5공비리와 관련,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던 전두환 전대통령의 처남 이창석피고인 (40)을 2심에서 법정구속했던 서울고법 유근완부장판사(고시14회)가 16일자 법원장 승진인사에서 탈락하자 법조계 주변에는 『윗분에게 밉보인탓』이란 소문이 무성.
이같은 소문은 상고심에서 이피고인을 보석으로 석방했던 당시 대법원형사 1부 주심 대법관이 현재 인사권을 쥐고있는 김덕주 대법원장 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설득력있게 퍼지고 있는 실정.
이에대해 대법원측은 『대법관, 법원장인사는 고시횟수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발끈.
○…국회법사위의 법무부·대검·서울지검에 대한 감사에서 서울대대학원생 한국 원씨 사망사건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18·19일 이틀간 장소만 바꿔가며 똑같은 질문과 답변이 반복된데다 내용도 극히 피상적이어서 시간만 낭비한 셈.
○…노동부가 최근 노조의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삭제하는등 현행 노동관계법을 대폭 손질키로 했다고 발표하자 노동계는 처음에는 「전향적인 조치」라며 반색했으나 그 진의가 조금씩 드러나자 「고도의 기만책」이라며 비판.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국제노동기구(ILO) 가입을 앞두고 귀찮은 논란거리를 사전에 없애겠다는 의도』라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법의 노조정치활동금지조항을 삭제하더라도 선거법·정당법등에 여전히 규제조항이 있어 아무문제가 없고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자의 근로자 자격인정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대법원의 승소판결등으로 빈번히 논쟁거리가 되어온 「귀찮은 혹」을 떼어내겠다는 것』이라고 풀이.
최병렬노동부장관도 최근 이문제와 관련한 기자들과의 간담회 석상에서 『앞으로 노조의 정치활동을 보장하겠다는 뜻으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하면 안된다』고 펄쩍 뜀으로써 이 관계자의 해석이 그런대로 근거가 있음을 간접 입증.
○…사회적 관심속에 논란을 빚고있는 기여입학제의 시행을 적극 추진하고있는 교육부는 국정감사에서 이문제가 집중적인 표적이 되자 당초 「사학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서」 라던 추진배경을 갑자기 「대학에 입시의 자율권을 되돌려주려는 것」이라고 바꾸어 설명하는등 당혹스런 모습.
이에 대해 기여입학제에 반대하는 교육관계자들은 『당초·세미나나 공청회등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종전의 검토부가 입장에서 느닷없이 적극추진으로 돌아서는등 절차에서 문제를 드러내더니 입시부정이 잇따라 확인되는 마당에 사학의 재정난해소라는 이유만으로는 어쩐지 궁색했던 모양』이라고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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