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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로조건 외면한 졸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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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앙일보 9월2일자 23면 「택시운전사구함」제하의 기사내용을 읽고 택시운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사부족문제의 해결대안을 노인·주부·학생의 아르바이트에서 찾으려고 하는 서울시의 편의주의적 교통정책에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50대 미만의 차량을 소유한 회사가 전체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택시업계는 영세하며 이를 빌미로 기업경영의 압박을 낮은 인건비로 메우려는 업자들의 얄팍한 상혼이 판치는게 택시업계의 현실이다.
또 법으로 금지돼 있는 지입제·도급제가 노골적으로 성행하고 있고 이러한 열악한 현실속에서 택시운전사들은 시민들로부터 빗발치듯 쏟아지는 비난과 질타속에 한달평균 44만원(상여금 포함)의 임금을 벌기위해 하루 5백km가 넘는 거리를 달리고있다.
이러한 참혹한 현실은 택시노동자로 하여금 운전을 하느냐, 마느냐의 절박한 기로에 서게 했고 그러한 갈등과 번민 속에 하나 둘씩 현장을 떠나는 동료가 월평균 l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기사부족의 문제는 진정한 원인 규명과 해결의 노력 없이는 결코 풀릴 수 없는 문제이며 근원적 문제해결의 모색과 의지없이 당장의 어려움만 벗어나려는「눈가리고 아웅하는」식의 교통 정책은 당장 폐기되어야한다.
또한 「교통사고 세계 제1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전문기사가 아닌 주부등의 운전자취업이 허용된다면 교통질서는 더욱 문란해질 것이며 교통문제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기사부족문제해결의 유일한 길은 열악한 택시근로조건의 개선과 완전 월급제의 실시뿐이다.
이것들이 이루어질때 「택시운전사 부족」이라는 말은 사라질 것이며 풍부한 모범운전사의 확보로 택시 서비스도 개선될 것이 확실하다.
신국철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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