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원 받고 3점슛 3위 강대협 몸값 그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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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프로 스포츠의 연봉은 정직한 편이다. 개인의 능력은 기록으로 수치화되고, 구단과 언론에 의해 즉각적인 평가를 받는다. 프로에서 연봉은 몇 가지 의미를 지닌다. 성과와 상징성, 그리고 기대치다. 프로농구 최고 연봉(4억7000만원)을 받는 서장훈(삼성)과 김주성(동부)의 연봉에는 성과뿐 아니라 '한국 농구를 대표한다'는 상징성도 포함돼 있다. 그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기대치다. 연봉은 투자고, 강력한 인센티브다. 올 시즌 프로농구를 들여다보면, 기대치를 웃도는 선수와 한참 못 미치는 선수가 분명히 드러난다. 연봉과 기록을 바탕으로 몸값 이상을 하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이들을 나눠 봤다.

<표 참조>

◆베스트=8000만원을 받는 강대협(동부). 프로 7년차인 그는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전정규(전자랜드.9000만원)보다도 1000만원을 덜 받는다. 드래프트 2라운드 출신인 그는 동부까지 6개 팀을 전전했다.

올 시즌 전까지 통산 평균 득점은 3.8점이고, 경기당 10분 이상을 뛴 것은 2002~2003시즌뿐이다. 양경민이 징계와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대협은 동부의 활력소가 됐다. 3점슛 성공률 3위(44.51%)에 오를 정도로 정확한 슛이 특히 눈에 띈다. 드리블이 좋고 발이 빨라 속공 능력도 뛰어나다.

방성윤(SK.1억6000만원)도 몸값 이상을 한다. 경기당 21.63득점. 이 수치 하나만으로 그의 파괴력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무조건 던지려 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 어시스트(3.08)와 리바운드(4.42) 숫자를 보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워스트=3억원을 받는 양경민은 김주성과 함께 동부의 얼굴이었다. 정확한 슛, 견고한 수비, 철저한 자기 관리 등 나무랄 데가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즌 전 '자신이 뛴 경기의 토토 복권을 구매했다'는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21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당했다. 여기에다 부상까지 겹쳐 시즌을 완전히 접게 됐다. 그는 1경기(8분33초)에 나와 반칙 1개만을 기록했을 뿐, 다른 숫자를 남기지 못했다.

3억원을 받는 황성인(전자랜드)도 체면을 구겼다. 포인트가드로서 팀을 이끄는 능력도 득점력도 모두 '수준'을 밑돌고 있다. 1억4000만원의 신동한(KCC)도 기대 이하여서 허재 감독의 애를 태우고 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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