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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이용계획 밝혀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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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6일 서울시의회본회에서는 내무·재무·문화교육위원회 소속의원 9명이 차례로 등단, 의회구성이후 처음으로 시정(시정) 방향을 묻는 질문을 던졌다.
의원들은 사전에 철저한 자료준비등으로 알차고 진지한 내용의 질문을 던졌고 여당의원들도 야당못지않은 날카로운 질문공세를 펴 방청객들로부터 「작은 국회」로서의 기능을 해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난7월 첫개회식때의 썰렁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많은 시민들이 방청석을 대부분 메웠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등 각시민단체대표들도 참석, 진행내용을 일일이 메모하는등 열띤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동안 의원들의 질의용자료제출요구에 소극적으로 응해온 서울시측은 이날 답변에서도 대부분의 국장들이 숫자나열식의 일방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이재진부의장(신민·관악5)은 이날 문화교육분야의 질문을 통해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을 계기로 ▲서울시와 평양시간의 우호협력도시협정 체결 ▲경평축구대회부활 ▲남북한 역전마라톤·사이클대회개최 ▲양도시 시장의 상호방문 ▲북경과의 자매도시결연등을 할 용의가 없느냐는 다소 거창한 질문을 해 눈길.
이에대해 이해원서울시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나설 성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북관계개선차원에서 실현방안을 모색, 추진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답변.
○…이영호의원(민자)은 『용산 미8군 이전지 1백6만평의 향후 이용계획을 밝히라』고 요구, 서울시측이 『부처간의 협의를 통해 세부계획을 세워나가겠다』고 막연한 답변을 하자 『그 비싼 땅 전체를 거대한 공원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일부만 남겨두고 모두 팔아 그 돈으로 서울 곳곳에 수백개의 소규모공원을 만드는 것이 교통체증도 막고 시민이용에도 효과적이 아니겠느냐』고 아이디어까지 제공.
그러나 일각에선 『미군시설로나마 여태까지 보존돼온 그 지역마저 혼란한 난개발이 돼서는 곤란하다』며 거센 반론을 제기.
○…이영춘의원(신민·관악3)은 『서울시장의 공무원 임명권을 제한하고, 내무부의 서울시감사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서울시행정특례에 관한 시행령을 국무회의가 의결한 것은 내무부의 반민주적 행위』라고 내무부를 맹공격,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중앙정부의 통제에 대해선 「가재는 게편」이 되어 공동대응해 줄 수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이병수의원(민자·강남2)은 『7월말 현재 서울시부채가 2조6천억원에 달하고 있는 마당에 3천억원을 들여 남산 제모습찾기 사업을 벌이는 것은 무리이며 사업일부를 백지화할 용의는 없느냐』고 따진뒤 『지하철·지하도로 건설등 장기성 시설투자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조달방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서울시측은 숫자만 나열하며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이날 임시회에는 현재 유럽공연중인 가수 이선희의원을 비롯해 모두 9명이 불참, 1백23명의 의원이 참석.
회의진행도중 일부 의원들의 조는 모습도 눈에 띄었으나 대부분은 진지한 경청자세를 보여 질의답변과정에서 툭하면 자리를 비우고 돌아다니는 국회보다 오히려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방청객들의 평가.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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