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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민 자녀의 면학공간으로|"번돈 주민들 위해 써야 마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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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회원들의 도움으로 마을금고가 이만큼 성장했으니 그 잉여금을 주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3일 강원도춘천시운교동 조운동새마을금고에에 4O평 67석 규모의 독서실과 문고를 개관한 최경득이사장(45)은 『자녀들의 공부방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는 4백여가구의 영세민들을 위해 독서실이 유용하게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이사장이 4천여만원 들여 독서실 및 문고를 설치키로 한것은 올해초.
최이사장이 독서실 마련의 뜻을 밝히자 상당수 회원들은 『금고 자산을 늘려야지 왜 이런 사업을 하느냐』고 반대했고 일부 주민들로부터는 지난 3월 기초의회의원선거에서 근소한 차로 낙선한 최이사장이 차기를 노린 사업이란 비난도 받았다.
반대 움직임이 거세자 금고자산 확충을 위해 16개월동안 월 1백30여만원의 이사장 급료를 받지않았던 최이사장은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 급료를 받아서라도 독서실을 운영하겠다』고 고집, 2개월동안의 준비끝에 3일 독서실을 개관한것.
중앙대 법대 2학년재학중 부모가 사망, 아르바이트로 학업을 마치고 세동생을 공부시켜 분가시키는등 자수성가한 최이사장은 『부유층 자녀보다 영세민 자녀들이 탈선하기 쉽다』 며 영세민 자녀들이 단순히 공부만하는 독서실이 아니라 생활지도까지 겸한 독서실로 꾸미겠다고 밝혔다.
월4만∼6만원씩의 회비를 받는 일반독서실의 반발로 월7천∼8천원씩의 관리비를 받기로한 금고독서실은 매일 오전10시부터 밤12시까지 문을 열며 금고직원들이 돌아가며 학생들을 지도하기로 했다.
『마을금고는 일반 금융기관과는 달리 고락을 주민과 함께 해야한다』고 밝힌 최이사장은 『비록 규모가 작은 독서실이지만 이런 사업들이 다른 마을금고에도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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