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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심각성 널리 알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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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9세 때 성폭행한 남자를 살해한 김부남 사건이 30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을 계기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대책을 마련하려는 여성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소장 최영애)는 여성들이 성폭력의 위험성 때문에 잃어버린 밤길 되찾기 운동을 벌이기 위한 걷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20일에는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성폭력 특별법제정 추진위」를 결성, 내년 4월 국회에 제출할 제정안 시안 작성작업에 들어갔다.
성폭력상담소가 10월중으로 계획하고 있는 「밤길 되찾기 걷기 대회」는 성폭력의 심각성을 일반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피해를 본 여성을 돕는 기금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최 소장은 행사목적을 설명한다.
이 걷기 대회 계획은 4월부터 구상된 것으로 현재 또 하나의 문화·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등 몇몇 여성단체들이 함께 참여, 본격적 준비작업에 착수해 후원업체를 찾고있는 중이다.
남산∼후암동∼용산을 거쳐 한강시민공원에 집결하는 것으로 예정된 이 대회는 일반시민·학생·어린이 등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비 5천원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성폭력 상담소·여성의 전화·김부남 사건 대책위원회·대구 여성회 등 4개 단체 대표들이 지난 20일 서울 창천동 여성의 전화 사무실에 모여 결성한 것이 「성폭력특별법제정 추진위원회」.
실제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는 일생동안 엄청난 정신적 피해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고소한 경우에만 가해자(남성)가 가벼운 처벌을 받거나 증거확보가 어려운 경우 처벌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추진위 측은 6개월로 돼있는 고소시한을 연장하고 형량을 늘리는 등 현행법체계의 보완과 함께 강간사건 전담수사기관과 성폭력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특별법 제정안 시안작성을 이종걸·최일숙 변호사에게 맡기고 성폭력 사례분석작업에 들어갔다.
추진위는 이 특별법제정안을 내년 4월 임시국회에 내고 통과시킬 것을 목적으로 오는 9월초 「각 정당 국회의원 초청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10월에는 국회법사위에 청원서들 제출하는 등 계속적인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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