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빈병모아 소년가장 도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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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민들의 환경의식을 높이기 위해 환경처가 지난6월 공모한 제1회 환경보전·생활수기 당선작5편이 결정됐다.
84편의 응모작중 최우수상은 피서객들이 한탄강에 버린 빈명·깡통등과 논두렁에 뒹구는 농약병을 주워 환경보전에 앞장서고 폐품을 팔아 소년소녀가장을 도운 체험을 쓴 가정주부 박순이씨(29·강원도철원군동송읍오덕1리)의 작품『보람을 찾아』에 돌아갔다.
우수상은 일반부에서 한용식씨(50·과수원운영·충주시안림동678)의 『자연의 섭리대로 살자』, 학생부에서 이완군(10·동춘천국교3)의『올챙이 때문에 알게된 합성세제의 위험』이 각각 차지했으며 이밖에 2편이 가작으로 뽑혔다.
이중 두펀의 작품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보람을 찾아=충주에서 태어나 자란 필자는 도시의 네온사인과 외래문화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해 정착한곳은 시골인 강원도 철원. 언제부터인가 한탄강에 휴가객들이 버린 빈병·빈깡통·음식찌꺼기등이 널려 환경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또 논두렁에는 농약병이 나뒹굴어 농부들의 발을 위협하고 있었다.
필자는 남편·시부모와 의논끝에 비료부대를 갖고 나가 빈병을 주웠고 이를 판돈으로 어버이날에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꽃을 사 달아주었다.
폐품수집을 통한 자연보호운동을 부녀회차원으로 확대해「한가정한통장갖기」를 유도했다.
여기에서 모인 돈으로 한국어린이재단을 통해 소년소녀가장을 돕게 됐으며 환경보전과 이웃사랑의 일석이조교과를 자그마한 노력으로 거둔다는 생각에 『작은거인』이 될 것을 다짐며 보람에 살고 있다.
◇올챙이 때문에 알게 된 합성세제의 위험=자연시간에 실험관찰용으로 기르던 올챙이를 집에 가져왔다.
수도물을 한나절정도 받아놨다가 수조에 쏟아 부은 뒤 올챙이를 풀어 놓았는데 잠시후 올챙이 두마리가 배를 뒤집으며 하나 둘씩 죽어갔다.
이틀전에 아빠가 합성세제를 욕조에 풀어 엄마의 빨래를 도운뒤 깨끗이 헹구지 않은 바람에 올챙이가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일을 계기로 TV에 「수질오염」이라는 말만 나와도 관심있게 시청하게 됐고 『우리 식구가 먹는 된장찌개한 냄비를 하수구에 버리면 그것을 붕어가 살수 있는 깨끗한 물로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깨끗한 강물이 필요하게요』라는 등의 퀴즈를 엄마·아빠에게 내고 『정답은 47통』이라는 식으로 환경에 대한관심을 높였다.
높아진 환경의식으로 서울에 사는 고모·형·누나가 춘천에서 버린 물을 먹고 산다는 생각을 갖고 『합성세제 대신 빨랫비누, 샴푸 대신 세숫비누를 쓰자고 가족들끼리,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깨끗한 물에 담은 올챙이들이 앞뒷다리가 나와 즐겁게 헤엄치고 있는것을 보면서 개구리가 되는것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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