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관광터미널」제구실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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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용산관광버스터미널이 개장된지 1년5개월이 지나도록 전세버스업체들이 이용을 기피, 제구실을 못하고있다.
이는 전세 버스회사들의 질이나 영업특성을 무시한 일괄적인 공동배차제등 운영상의 불합리성과 시설협소등 문제점에 따라 특히 대형업체들이 이용을 외면하고있는데 따른 것으로 운영제도개선등 보완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실태=터미널을 이용하는 업체는 서울시내 43곳중 절반인 21개 회사뿐으로 그나마 터미널건물 소유주인 용산관광 터미널(주)(대표 승항배)의 계열사인 오진관광등 7곳만이 상주할 뿐 나머지 회사들은 보유차량의 일부만을 형식적으로 보내고 있다.
31일 하루 터미널을 이용한 전세버스는 모두 70대로 시에 등록된 전체차량 1천6백대중 4%에 불과했다.
특히 피서철을 맞아 대부분 관광회사들이 광화문·광교·천호동·동대문등지에서 버스를 출발시켜 터미널은 거의 텅빈 상태.
◇이용기피=가장 큰 이유는 공동배차제에 대한 업체들의 불만. L관광의 유모과장은 『서비스의 질이나 업체 특성을 무시한 채 일괄적 순번에 따라 공동배차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전반적인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터미널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선 각 회사의 독립적 영업이 보장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업체들은 터미널의 운영권이 조합에서 개인업체인 용산관광터미널(주)로 넘어가면서 당초 터미널건물에 무상으로 사무실을 배당해주기로 돼있던 계약조건이 무시되고 회사들의 본사를 터미널로 옮기게하는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여 입주를 막고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승강장 20곳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차고시설이 부족한데다 한꺼번에 버스가 터미널에 몰리게 되면 교통체증이 빚어져 운행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터미널측의 이규억이사는『각 업체의 사정이 다른만큼 대형회사에서 기득권유지만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공동상품개발·운영개선등 문제점을 협의, 빠른 시일내 터미널을 활성화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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