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리는 전통 곡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쌀 소비 확대추진 운동의 하나로 농협중앙회가 주최한 「전통곡주 발굴 재현 시음회」가 30일 낮 12시부터 서울 신문로 경희궁 숭정전 앞뜰에서 1시간 동안 열렸다.
이날 시음회는 전통곡주 빚는 솜씨의 전수자인 이동복씨(65·여·서울 목동)가 빚은 삼해주, 삼해화주, 송절주, 신선주, 석란향, 국화주, 송순주, 이강고, 약소주 등 9종의 전통곡주가 소개됐다.
이씨는 구한말 호조 참판을 지낸 김윤환 공의 손자며느리로 시할머니, 시어머니로부터 술 빚기를 전수해 왔는데, 그가 대표적으로 소개하는 곡주는 삼해주다.
삼해주는 정월 첫 돼지날(해일)로부터 12일 간격으로 돼지날마다 세번 덧치는 술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
서울을 중심으로 특히 애음되던 삼해주는 경주법주, 한산소곡주 등이 두 번의 덧술인데 비해 세번 덧술이라는 점에서 고급주 중의 특급주로 알려져 있다.
삼해주 만드는 방법은 문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이씨가 만드는 김참판댁 삼해주 담그는 비법은 다음과 같다.
▲정월 첫째 돼지날 백미 두 말을 가루로 내어 끓는 물 두 말 닷 되를 넣고 식힌 뒤 누룩가루 두되 다섯 홉, 밀가루 한 되를 섞어 독에 넣는다 ▲둘째 돼지날 백미두 말 다섯 되를 익혀서 같은 양의 끓는 물을 섞어 반죽해 술독에 넣고 ▲세번째 돼지날 찹쌀 세 말 다섯 되를 쪄 같은 양의 끓는 물을 차례로 식혀 넣는다. 이렇게 세 번 덧친 술은 뚜껑을 덮고 밀봉해 버들가지가 나올 때까지 익혀서 술로 먹는다.
농협중앙회는 이날 소개된 9종의 전통곡주에 대한 반응을 종합 평가해 대량 생산,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