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11년만에 매출 8백15억/세모 어떤 기업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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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식품·건설·무역등 16개분야 진출/89년후 6개 해외사업 벌여 눈길
대규모로 조성된 오대양사채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 주식회사 세모는 어떤 회사인가.
대한상의가 펴낸 「전국기업체총람」에 따르면 (주)세모는 79년 3월에 설립돼 작년말 현재 총자산은 9백50억원으로 총부채 7백66억원보다 1백84억원이 많다.
부채비율은 4백16%로 최근 한국기업평가(주)로부터 재무구조가 양호하다는 A3등급을 받았다.
유병언 사장(50)의 주식보유비율이 6월말 현재 38%로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외 주요주주로는 변우섭(7.04%) 신현국(3.88%) 박상복(2.82%)씨 등이 있으나 실제로는 유사장이 이들의 이름을 빌려 자기주식을 위장분산해 놓은 것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모의 주요사업은 스쿠알렌(심해상어의 간에서 추출한 식용영양소)으로 대표되는 식품사업과 주택건설등 건설사업,한강유람선 및 소형선박제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페인트 및 안료·컴퓨터모니터·자동차 부품·종이비누·환풍기·양말 등 중소규모사업을 합쳐 총사업분야는 16개에 이르며 이들 제품을 수출 또는 수입하는 무역부문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89년 4월이후 작년말까지 미국·중국·독일·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6개의 현지법인을 설립,사업무대를 해외로 넓히고 있다.
한국은행으로부터 승인받은 이들 6개 해외사업규모는 한건당 투자금액이 30만달러에서 3백50만달러로 모두 7백50만달러에 이른다.
업종별로 보면 뉴욕과 독일 뒤셀도르프의 무역업과 사업규모가 제일 큰 캘리포니아의 호텔업,중국 요령성의 양말공장,광동성의 봉제의류공장,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수산업 등이다.
관련업계에서는 2천3백여명의 종업원으로 지난해 8백15억원 매출에 11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기업이 1년반만에 6개의 해외사업을 벌일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규정에 따라 해외사업을 승인한 한국은행의 관계자도 기업규모에 비해서는 다소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일각에서는 이같은 사업이 국내자산의 해외유출과 유사장이 관련된 특정교파의 해외전도를 위장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갖고 있다.
무명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세모가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86년 9월 코리아타코마 등 유수업체를 물리치고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따내면서부터다.
이후 세모는 유사장이 가장 먼저 설립한 모기업인 삼우트레이딩을 89년 1월 합병했으며 같은해 8월에는 신라주택을,작년 3월에는 대협건설을 잇따라 합병,현재는 16개 사업본부를 거느린 복합기업체로 발돋움했다.
본사는 인천시 십정동에 있으며 주거래은행은 경기은행이다.
7백66억원의 총부채중 은행여신은 5백억원이며 나머지는 회사채와 단자회사 대출금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부채는 경기·대구·조흥·한일·한미·외환 등 12개 국내은행의 대출금 2백10억원과 지급보증 2백90억원이다.
회사채는 지금까지 모두 15회에 걸쳐 3백3억원이 발행돼 현재 잔액이 2백50여억원이며,한불종합금융·신라투자금융 등 단자회사에서 빌린 돈도 10억원안팎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들이 잡고 있는 장부상 담보가액은 대출액에 10%정도 미달되고 있으나 그동안의 부동산값 상승으로 현재 담보평가액은 대출잔액을 웃돌아 사태가 악화된다해도 대출금회수는 크게 문제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밝혔다.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금외에 대규모 사채도 끌어썼는데 이중에는 신도가 아니면서 높은 이자에 매혹돼 돈을 빌려준 선의의 피해자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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