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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단식농성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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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정오 여의도당사 7층 회의실에서 단식투쟁중인 한나라당 최병렬대표를 민주당 김상현의원이 찾아와 위로하고 있다.[서울=연합]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26일부터 당사 7층 대표실에 '나라를 구하겠습니다','이제는 국민이 대통령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두개 내걸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두꺼운 스티로폼을 3중으로 깔고 앉은 최 대표는 얼굴에는 미소를 지었으나 전반적으로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 당직자가 "한 20일 단식 해 봤는데 일주일부터는 괜찮다. 3-4일 때가 제일 힘든다. 대신 물 많이 마시라"고 조언하는 모습도 보였다.

처음부터 옆자리를 지킨 신경식 의원은 "동반 단식 하려 했지만 촛점이 흐려질까…"라며 농담을 건넸고 지지방문한 김진재 의원은 임태희 실장 등에게 "걸칠 것, 파카 같은 것 준비해 두라"고 조언하기도. 이후 정책위 전략회의 마친 이강두, 이한구, 전재희, 이원형 의원 등 들어와 "몸 조심하면서 하라"(이한구), "소금은 드셔야는데"(이원형) 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단식 전문가와 어제 통화했는데 나이가 65세라고 했더니 건강상 이유로는 몰라도 정치적 이유로 오래 하기엔 부적절하다고 말하더라"며 "혈압과 위염이 조금 있는데 조심할 게 뭐냐고 물으니 혈압약은 단식하면서도 계속 먹고 위염 심한 사람은 위가 꼬여서 단식 중에 병원에 실려갈 수도 있으니 주의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저녁에 술 곁들여 식사를 좀 했다고 알려주니 원래 단식 들어가려면 그 전부터 식사량을 크게 줄여야 된다더라. 그래서 오늘 아침에 의원들 몇명과 조찬하면서 죽 4숟갈 정도만 먹었다"고 덧붙이기도. 최 대표는 "물과 다름 없는 미음을 먹어야 한다길래 오늘부터 사흘간은 밤에 아주 묽은 미음을 조금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보단 회의를 끝내고 농성장에 들린 안상수 의원은 "동조단식 하려 했으나 대표님 혼자 하는게 나을 것 같아서…"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용균 의원이 "고독하게 하는 모습이 좋다"고 거들어 한때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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