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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평택-"미군 기지 이전" 희비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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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평택=김영석 기자】국방부가 용산 미8군 기지를 경기도 오산·평택 기지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확정 발표되자 주민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지역 개발이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이전 계획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평택군 팽성읍과 오산 기지 주변 송탄시 신양1, 2동 땅값은 1년 전부터 미8군기지 이전이 기정 사실화 되면서 평당 50∼80만원씩 올랐고 유입 인구 및 외국인 상대 점포도 크게 느는 등 이 지역 전체가 술렁이고있다.
그러나 기지가 이전될 경우 평택·송탄은 저질 문화와 범죄·성병이 판을 치는 퇴폐 도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전을 반대하는 주민 여론도 만만치 않다.
◇개발붐=기지가 이전하는 팽성읍 안정리 미 공군기지 주변은 올 들어 6월말 현재 인구가 3만2천여명으로 6개월간 2천여명이 늘었고 점포수도 3백여개로 70여 점포가 늘었다.
안정리 일대 상가 땅값은 A급이 평당 5백만원, B급 3백만원, C급 2백여만원으로 평균 50만∼80만원이 올랐다.
농지 값은 2만∼4만원 (답)으로 큰 변동이 없다.
팽성읍 오지수 부읍장 (52)은 『미8군기지 이전은 낙후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 이라며 『전 군민이 이를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8군 공군기지 주변 신양 1, 2동도 88올림픽 이후 용산 기지 이전 계획을 계기로 1천5백여 외국인 전용 점포가 들어서 하루 평균 2천여명의 미군과 가족들이 즐겨 찾는 국제 쇼핑 타운으로 발전했다.
송탄 상공회의소 이경추 회장 (52)은 『미8군기지가 이전할 경우 신양동 쇼핑 타운은 일본 및 필리핀 주둔 미군 및 가족들까지도 이용하는 명실상부한 국제적 쇼핑 타운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여론=학계 종교계·학생·근로자로 구성된 「용산 미군 기지 평택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대책 위원회」 (대표 김용한·36)는 지난 16일 비상 확대 회의를 열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 미군기지 평택 이전 계획을 저지할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송탄· 평택 지역 미군 주둔이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저질 문화가 범람하고 퇴폐·향락이 판을 치게 되며 청소년 등 자녀 교육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등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지역 경제는 자생력을 잃어 감당할 수 없는 경제 공황이 닥칠 것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대책위는 또한 미군 기지 이전으로 숱한 농민들이 농토를 잃어 고향을 등지게 되며 미군이 핵 방사능을 사용할 경우 암 환자와 기형아가 속출할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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