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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명인] 이수재 교보자동차보험 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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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교보자동차보험의 유일한 여성 부장인 이수재(48) 의료지원팀장은 "장기 투자가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직장인이 재테크에 지나치게 신경쓰다 보면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만큼 한번 투자하면 느긋하게 기다리는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李팀장의 지론은 그의 경험에서 나왔다. 그가 재테크에 눈을 돌린 것은 삼성화재에 근무할 때 받은 우리사주가 1억원으로 불어나는 것을 보면서다. 간호대학 졸업 후 4년간 병원에 근무하던 그는 아이를 낳은 뒤 3년간 일을 그만뒀다. 1987년 삼성화재 손해사정 담당 간호사로 재취업한 뒤 새 일에 적응하기 위해 아침 7시 출근, 밤 10시 퇴근을 5년여간 되풀이했다. 가사도 챙겨야 했기 때문에 1990년 초 1천만원 가량 들여 사들인 우리사주가 어떻게 됐는지 지켜볼 시간조차 없었다. 그러다 2000년에야 우리사주를 팔았는데, 1억원의 목돈을 거머쥘 수 있었다.

차곡차곡 모은 월급으로는 삼성전자.삼성화재.삼성증권 주식을 샀다. 장기 투자해서 원금을 까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둔 것이다. 장기 주식 투자를 통해 수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다 증권사에 다니는 아는 사람이 "돈을 불려주겠다"고 해 맡겼으나 3분의 1 토막으로 줄여 놓았다. 증권사 직원이 매매실적을 올리려 지나치게 샀다 팔았다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단기 투자는 내 성향이 아니다"고 판단한 李팀장은 2000년 돈을 모두 찾아 장기 투자할 생각으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아파트를 구입했다. 결국 이 투자가 성공해 적지 않은 재산을 불릴 수 있었다.

李팀장은 "재테크에 매달리지 않고 살았는데도 재산이 불어난 것을 보면 재테크의 기본은 장기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업무에 바쁜 직장인은 매시간 시세를 볼 수 없는 만큼 우량한 주식이나 부동산 등에 묻어둔 뒤 잊고 사는 투자 전략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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