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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니코틴 슬금슬금 늘린다'

중앙일보

입력

미주중앙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량이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하버드대의 연구결과 재확인됐다. 담배회사들은 또한 니코틴이 몸에 잘 흡수되도록 니코틴의 밀도를 높혔으며 담배 디자인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스위스의 트라이엄프 인터내셔널이라는 속옷 제조사가 만든 금연 속옷. 담배냄새를 역겨운 향으로 바꾸는 센서가 부착돼 있다.

하버드 공공보건대학 연구진이 매사추세츠주 공공보건국의 자료를 기초로 흡연자가 담배 한 대를 피면서 몸에 흡수되는 니코틴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 1998년부터 2005년 사이 니코틴량이 11% 증가했다고 18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같은기간 해마다 평균 1.6%씩 니코틴량이 증가한 것으로 매사추세츠주 공중보건부의 연구결과를 재확인된 것이다.

하버드대 조사팀은 또 흡연자의 니코틴 흡수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담배회사들이 담배 내 니코틴 밀도를 높였으며 담배 디자인도 변형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변형은 결국 담배의 중독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 하워드 고 부학장은 "담배는 흡연을 촉진하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진 중독물질 전달 기구"라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주 공중보건부는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담배회사들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흡연시 흡연자의 폐로 유입되는 니코틴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건부는 당시 179종의 시판 담배중 93%가 니코틴 함유가 높은 담배로 분류됐으며 젊은층에 인기가 높은 말보로 뉴포트 카멜 등의 제품 속에 들은 니코틴 함유량이 특히 높다고 주장했다.

보건부는 "담배 속 니코틴 함유량이 해마다 증가함으로써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기존에 알고 있던 것보다 높아짐에 따라 패치나 검 등 니코틴 대체용품에 포함된 니코틴량도 조절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매사추세츠 보건부의 발표는 조사방법 등에 대한 논란을 가져왔으나 이번에 다시 하버드대 연구팀이 동일한 수치를 제시함으로써 주 보건부의 연구결과가 재확인됐다.

하지만 담배제조사들은 하버드대의 연구결과에 대해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필립모리스는 "니코틴 함유량은 해마다 오르락 내리락 한다"며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매사추세츠주는 1997년 부터 주요 담배회사에 해마다 니코틴 함유량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기정 기자 kijung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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