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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단 비용 < NH 홍보 효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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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이 17일 "농협의 현대 유니콘스 인수 여부가 이번 주중에 결정 날 것"이라고 말했다. 1992년 실업야구단을 해체했던 농협이 왜 프로야구에 뛰어들려고 하는 걸까.

◆NH로 변신

농협은 지난해 세종증권을 인수, 'NH 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꿨다. NH는 농협의 새 기업명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홍보에 관심이 많다. 농협이 현대 인수에 뛰어든 뒤 각종 언론에 '농협'이 노출되자 고위층이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이미 야구단 인수비용을 뽑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하고 있고, 또 가장 미디어 노출이 많은 종목이다. 럭키금성이 LG로 이름을 바꿨을 때 이를 가장 확실하게 알렸던 수단이 바로 MBC청룡을 인수한 '프로야구 LG'였다. 선경이 SK로 재탄생했을 때도 역시 프로야구가 도구였다.

농협은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그룹 이미지를 쇄신하려 하고 있다. 농협은 2000년대 들어 농축산물 브랜드인 목우촌.아름찬.한삼인 등을 개발했다. 따라서 농협이 현대 야구단을 인수하면 NH의 이름을 건 프로야구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단숨에 서울 입성이 가능

농협은 현대 인수 조건으로 '서울 입성'을 요구했다. KBO는 현대의 파산을 막기 위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는 2000년 SK에 인천 및 경기.강원에 대한 연고권을 넘기면서 2001년부터 서울 이전이 가능한 상태였지만 자금난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자금력이 풍부한 농협이 현대의 권리를 그대로 이어받으면 된다.

◆목동 구장을 홈구장으로 쓸 수 있다

농협은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원하고 있다. 현재 아마추어 경기가 벌어지는 목동 구장의 좌석은 2만2000석이다. 그러나 프로구단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개.보수가 필요하다. 외야 펜스가 짧고 조명시설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현대가 2001년 실사했을 당시 전면 개.보수에 15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결정한다면 서울시나 양천구에서 예산 보조를 받을 수도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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