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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포장지 쓰지 맙시다"-주부교실중앙회, 쓰레기공해 없애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일요일을 포장지 쓰지 않는 날로 합시다.」
백화점·슈퍼마킷 등 대형유통업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공해쓰레기에 대한 추방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주부교실중앙회(회장 이윤자)는 27일 이 운동의 정착을 위한 첫 단계로 매주일요일을 포장지 안 쓰는 날로 할 것을 건의했다.
「주1회 포장지 안 쓰는 날」실천을 위해 가진 이날 토론회에서 주부교실중앙회는 유통업계와 소비자가 다 함께 우선 일요일을 포장지 안 쓰는 날로 정해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주부교실중앙회는 또 상품제조업계에 대해서 공해를 유발시키는 스티로폴·비닐 등의 사용을 줄이고 무공해소재의 개발 및 사용, 과다포장금지 등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중앙회는 당국에 대해 재활용품 사용권장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썩는 비닐 등 무공해 포장용품개발지원 등을 요구하고 포장지 안 쓰는 날을 일반에 적극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유통업계에 대해서는 비닐포장지 안 쓰는 날의 실천과 함께 평소에도 비닐대신 재생 종이봉투를 적극 사용토록 건의했다.
이밖에 소비자에 대해서는 일요일을「포장지 안 쓰는 날」로 적극 실천하고 나아가 비닐포장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 1회용품·스티로폴용품 등은 쓰지 말것, 과다포장 상품을 사지말 것을 건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달초소비자들의 건의에 따라 유통업계대표들이 주1회 포장지 안 쓰는 날을 정하는데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아직까지 실시되지 않고 있어 이를 촉구하기 위해 열렸다.
실제로 주부교실 중앙회가 지난달 서울지역 백화점 8개와 슈퍼마킷 1백9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바 그중 88.5%가 포장지 사용량이 많다고 답했다. 또 그들 중 90%가「주1회 안 쓰기」에 찬성한다고 했다.
또한 서울과 5개 직할시 주부 8백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그들 중 86.7%가 자신들의 비닐포장지 사용량이 많다고 했다. 또 주부의66%가 한번 장 볼때 5장 이상 포장지를 쓴다고 했다.
따라서 이러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이날 토론회는 비닐포장지 공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통업계와 소비자·상품제조업계가 다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연세대 이승무 교수(화공과)는 『땅 속에 묻힌 쓰레기는 잘 썩지 않는다는 것을 대전제로 효율적인 쓰레기처리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그는 땅 속에 묻힌 핫도그는 17년, 옥수수의 눈(백아)은 20년, 신문지는 12년이 되어도 거의 썩지 않는다는 미국환경보전국의 실험결과를 들었다.
따라서 이 교수는 근본적으로 쓰레기, 특히 비닐·스티로폴 등을 가능한 한 적게 쓰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주장하고 현재 논의되고있는 썩는 비닐도 미국에서는 자연상태에서의 부패 실효가 입증되지 않아 「썩는다」는 내용의 제품선전을 금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대표로 나온 장광준(뉴코아백화점 이사)·조하현(슈퍼마킷 조합이 사장)·조기순(한국백화점협회 전무)씨 등은 비닐포장지 사용에 따른 부담이 전체 종업원임금의 20%정도나 되는 거액으로 당장이라도 안 썼으면 좋겠으나 현실적인 불편 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요구 등으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환경오염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 유통업계의 행동 통일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화점협회(회장 안소승)는 24일 협회사무실로10개 소비자단체 대표들을 초청, 오는 6월5일 환경의 날을 맞아 그동안 논의돼온「비닐포장 1일 사용금지」등 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환경보호대책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협회측은 주1회 「비닐포장 없는 날」실시와 관련, 생선 등 식품류포장에 비닐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당분간 비닐포장을 줄여가면서 실시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협회측은 「무포장일」실시와 관련, 고객들 모두가 장바구니를 가지고 백화점에 와야하는 불편이 있어 실시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단체대표들은 백화점이 장바구니를 대신할 보자기를 제공하는 방법, 공해성 폐수은전지 수거를 위해 백화점에서 다 쓴 수은전지를 돈을 주고 사들이는 장소를 마련해 줄 것도 건의했다. <석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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