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섹스 & 폭력'

중앙일보

입력

극장가에 선정영화(Exploitation Film)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선정영화란 특정 관객층을 대상으로 잔인한 폭력과 섹스를 담아 노골적이고 선정적으로 만든 영화로 70년대 크게 유행한 바 있다.

LA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초 줄지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스모킨 에이스(Smokin' Aces)' '그라인드하우스(Grindhouse)' '블랙스네이크 모운(Black Snake Moan)' 등은 줄거리나 캐릭터에 있어서 극장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할리우드 주류 영화들과는 큰 차이가 있는 선정영화들이다.

오는 26일 개봉 세편중 가장 먼저 영화팬들에게 선을 보이는 '스모킨 에이스'는 벤 에플랙 앤디 가르시아 레이 리오타 팝가수 앨리시아 키스 등이 출연하는 액션과 코미디가 혼합된 장르의 영화이다.

거액의 청부금을 노리고 레이크 타호로 몰려든 전국의 암살자들이 벌이는 액션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의 정형을 깬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노골적인 폭력수위를 감안할 때 선정영화로 분류된다.

영화의 감독 겸 각본을 맡은 조 칼나한은 "내 가슴속에 숨어있는 가장 음침한 유머와 가장 공격적이고 노골적인 액션을 표출해낸 영화"라며 "나는 사람들의 가슴에 '한방'을 먹인다는 심정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스모킨 에이스'를 표현했다.

'그라인드 하우스'는 현재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선정영화이다. 로버트 로드리게즈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각각 75분 분량의 영화를 한편씩 만들어 함께 상영하는 영 화이기 때문이다. 로드리게즈는 '플레닛 테러'라는 제목의 좀비물을 타란티노는 '데스 프로푸'라는 슬래셔 무비를 연출했다. '신 시티'와 '킬 빌'을 통해 드러났듯 두 사람은 70년대 선정영화의 대를 잇고 있는 대표적인 감독들이다. 부활절 주말 개봉 예정인 '그라인드 하우스'는 벌써부터 영화속에 담길 잔인한 폭력수위가 영화팬들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2월말에 개봉하는 '블랙스네이크 모운'은 선정영화의 세분화된 장르인 '흑인선정영화(Blaxploitation)'의 장르에 속하는 영화로 크레이그 브로워가 연출을 사무엘 잭슨과 크리스티 리치가 주연을 맡았다. 노골적인 영화포스터에서 미리 알아챌 수 있듯 이 영화는 수위높은 섹스신과 '감금''정화의식'등 새도매저키즘 코드를 담고 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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