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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측도 "대선 단일 후보 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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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12일 서울 인사동 조계종단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사회의 창조적 미래를 위한 시국토론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임진택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회장, 임동규 부산 YMCA 총장, 나간채 전남대 교수, 권미혁 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정대화 상지대 교수. [사진=김경빈 기자]

"열린우리당은 무능하고, 민주노동당은 국가경영 마인드가 없다. 진보개혁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 국민후보를 추대해야 한다."

12일 오후 서울 인사동 조계종단 대강당에서 미래구상(가칭)이 개최한 시국대토론회에서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이렇게 주장했다. 미래구상은 '제3의 정치세력화'를 기치로 내건 진보개혁 그룹이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임진택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회장,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부총장 등 진보진영 인사 97명이 참가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들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진보진영의 결집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래구상은 기존 시민운동과는 달리 2007년 대선을 겨냥해 적극적 정치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미래구상이 진보진영 내에서 보수진영의 '뉴라이트'와 같은 역할을 하며 정계개편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교수="▶개혁은 사라지고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됐고 ▶한반도 평화정착은 점점 멀어지고 ▶증오의 정치가 가치관의 혼돈을 낳고 ▶지역주의가 구조화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선 새로운 정치운동이 필요하다. 그 단기적 목표는 진보개혁 세력의 2007년 대선 승리다. 정책을 중심으로 하는 독자적인 운동을 펼치며 '선(先) 정책, 후(後) 후보' 전략을 써야 한다. 그리고 진보개혁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단일후보로서 국민후보를 추진한다."

그러나 토론자들 사이엔 이견도 나왔다.

▶임동규 부산 YMCA 총장="논의에 앞서 노무현 정부 등 개혁세력은 철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미래구상이 반한나라당 전선 구축이나 열린우리당과 통합을 위한 조직이란 이미지를 주면 여론은 부정적일 것이다."

▶임진택 민예총 부회장="진보개혁의 원칙과 방향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정치운동이 여전히 진보.보수로 나눠 나가는 것이 효용성 있는지 판단해 봐야 한다. 북한에 대한 생각과 대응도 한반도의 전쟁 방지란 목표를 위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날 토론회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이 토론자로 참가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함께 여권에서 끊임없이 '제3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그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열린우리당의 영입 대상자로 계속 거론된다.

"정 전 총장이나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에게 가서 물어보시라."(※정 전 총장이나 박 이사처럼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뜻)

-정치할 생각이 전혀 없나.

"관심 없다. 아직 경제에 할 일이 많고 맡은 업체만도 여러 개다."

-토론회 참석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환경운동과 부패청산 운동을 오래 해 큰 부담을 안 느꼈다."

당초 이날 토론회엔 박원순 상임이사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나오지 않았다. 사회를 본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는 "행사가 언론에 미리 알려지면서 사양한 분들이 있었지만 문 사장이 나와줬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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