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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 돌보기"정보 교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노인인구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흔히 망령·노망으로 부르며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되는 것으로 치부해온 노인들의 치매 현상을 치유하기 위한 연구가 당사자의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첫 모임을 가진 치매노인 가족모임. 노인들의 정신장애인 치매는 건강한 노인의 단순한 건망증과는 확실히 다르다.
예를 들면 건강한 노인의 건망증의 경우 저녁에 반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또는 친구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등 부분적 기억 장애인데 비해 치매노인은 저녁 먹은 것 자체를 전부 잊어버리고 심한 경우 가족의 얼굴도 구별하지 못하고 자기 집 화장실도 모르게 되는 등 혼자 일상 생활을 할 수 없게되어 가족들의 간호를 필요로 한다.
치매는 뇌출혈·뇌경색 등 갑작스런 발병으로 뇌조직 일부분에 혈액이 통하지 않아 일어나는 뇌혈관성 치매와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채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어 뇌 전체가 위축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등 두가지로 나뉘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자료가 없어 치매 노인의 현황 파악이 안되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의 5%가 치매환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서서히 진행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초기 건망증단계에서 가족들이 단순한 건망증으로 여겨 시기를 놓쳐 병 진행을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17일 서울중부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처음 열린「치매노인 가족모임」에서 치매노인 가족들이 밝힌 사례는 다양하다.
A씨의 경우 밤만 되면「방에 누군가 있다」「불났다」라고 큰소리를 치며 불안해한다.
B씨의 경우 며느리가 자신의 지갑을 가져갔다고 도난망상을 하거나 피해망상에 빠져 불안해해 가족들이 애를 먹고있다는 것.
C씨의 경우 원래 외출을 즐겼는데 치매가 되어서도 혼자외출을 한 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가족들이 찾아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치매노인의 간호요령에 대해 ▲노인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방의 조명을 밝게 하고 ▲노인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 함께 문제 해결을 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대개 노인의 처나 며느리가 간호를 전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족구성원 모두가 간호를 분담하는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서울중부 노인종합복지관은 매달 셋째수요일에「치매노인 가족모임」을 갖고 치매노인의 심리·예방과 치료·문제행동·간호요령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고 가족들 자신의 경험담을 서로 주고받는 토론시간도 갖는다.(712)5811∼2<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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