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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인력 빨아들이는 일본기업…IT 교육생까지 입도선매 채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2년제 취업교육기관인 서울호서전문학교의 정보통신기술(IT)학부 1학년생 19명은 지난달 말 코스모컨설팅.아세아정보시스템즈 등의 일본 IT 회사 취업이 확정됐다.

이들은 2008년 2월 졸업하면 연봉 300만 엔(약 2400만원)에 숙식.교통비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졸업 전엔 장학금 100만원, 여름방학 일본 연수비(항공비.체재비.어학원비 등)도 받는다.

이 학교 학생들이 국내에서 취업할 경우 연봉 1800만~2000만원 정도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 대우인 셈이다.

일본 IT 업체들이 이 학교 1학년생까지 입도선매(立稻先賣)식으로 채용하려는 이유는 '맞춤 교육' 때문이다. 이 학교 민경일 부교장, 이정연 해외취업지원팀장 등은 지난해 여름 일본 중소 IT 업체 사장 10여 명을 한국으로 초대해 설명회를 열었다.

각 업체 사장이 면접을 보아 채용하고 싶은 학생들을 선택하면, 원하는 대로 정보기술을 교육시켜 주겠다는 게 골자였다. 일본어 능력시험 2급을 딸 수 있도록 일본어 교육도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설명회 참석 업체 중 세 군데 채용 담당자가 지난해 12월 초 방한해 일본 취업 지원자 32명 중 19명을 최종 선발했다.

대구 영진전문대학교도 일본 취업을 전제로 주문식 인력 양성에 나선다. 올 3월에 '취업 확정형 일본 IT 기업 주문식 교육협약반'을 열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 입학생 40명은 영진전문대에서 1년6개월을 공부한 뒤 일본에서 6개월 동안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인턴을 통과하면 연봉 350만~450만 엔에 숙식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곧바로 채용된다.

이 학교가 이 과정을 개설한 것은 일본의 IT 인력 알선업체가 "한국 IT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니 맞춤 교육을 받은 인력을 공급해 달라"고 제안해온 데 따른 것이다.

이 학교 김우진(컴퓨터정보 계열) 교수는 "매년 200명 정도를 양성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시범적으로 40명을 교육하기로 했다"며 "일본 내 IT 인력 수요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수 인력을 발 빠르게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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