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머 행정관 귀국…백악관서 긴급회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미국의 폴 브레머 이라크 군정 최고행정관이 11일 급거 워싱턴으로 귀환해 백악관 안보팀.국방부 수뇌진과 긴급회의를 하는 가운데 미군의 이라크 점령을 책임지고 있는 리카르도 산체스 미 중부군 사령관이 "13만명의 이라크 주둔 미군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것은 '전쟁'"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5월 1일 이라크전 종전을 선언한 상태에서 이라크작전 책임자가 이같이 말한 것은 이라크 사실상 '전쟁 재게 상태'에 놓여 있다는 판단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산체스 사령관은 미군이 바그다드 북부와 서부 지역에서 전투기와 전차.야포를 동원해 사담 후세인에 충성하는 저항세력을 대대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 작전은 30~60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라크 주둔 미군이 오사마 빈 라덴의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20명을 체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멘.수단.시리아.이집트 국적자 2백~3백명이 국경을 넘어 이라크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12일자에서 브레머 행정관의 귀국과 안보팀 회동이 최근 이라크 상황에 대한 백악관의 불만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는 앞으로 1~2년에 걸쳐 서서히 이라크인에게 권력을 넘기겠다는 브레머의 계획을 폐기하고 주권반환 일정을 앞당길 계획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브레머는 백악관에서 딕 체니 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조지 태닛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함께 이라크 권력이양 일정과 방안을 자세히 재검토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미 고위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