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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작심만 하실건가요

중앙일보

입력

건강설계는 신년계획의 단골메뉴다. 이맘때면 집 안팎, 사무실 책상 앞엔 거창한 구호가 심심찮게 내걸린다. '술.담배를 끊자''매일 1시간 이상 운동''체중감량 10㎏' 등등…. 대부분은 작심(作心)으로 끝난다. 목표가 너무 큰 탓이다. 원대한 구두선보다 작은 실천이 훨씬 유익하다. 올해엔 타깃을 확실히 겨냥하자. 술과 담배.비만을 잡아야 건강이 잡힌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3가지 해악이 주는 위험성과 극복요령을 조언했다.

◇금연은 필수
= 최근 미국에선 흡연여성에게 담배회사가 33조원이란 천문학적 금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흡연의 폐해를 수치적으로 보여준 예다. 담배는 한국의 경우 전체인구의 25%인 1000만명 이상이 피우는 기호품이다. 선진국은 점차 흡연인구가 줄고 있고, 사회지도층 흡연은 미개인 취급을 받을 정도다. 반면 한국은 여성.청소년 흡연인구가 늘고 있다.

담배엔 4700여종의 화학물질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타르와 일산화탄소.니코틴은 건강의 적이다. 43종의 발암물질을 함유한 맹독성 물질이 타르이고, 일산화탄소는 동맥경화와 노화를 촉진한다. 여기에 중독성이 있는 니코틴은 혈압을 올려 동맥경화와 소화기 궤양을 몰고 온다. 흡연하면 폐암에 걸릴 위험이 20배나 높아지고, 담배 한 개비당 수명이 6분씩 단축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황정혜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금연클리닉 교수는 "건강을 위한다면 담배는 즉시, 무조건 끊으라"고 잘라 말했다.

◇절주(節酒)는 기본
= 한국의 간암사망률은 10만명당 23.4명이다. 부끄럽지만 세계 1위다. 최근의 통계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중 7명이 술을 마시고 이 가운데 3명은 상습적 음주자다. 알코올성 간질환이라는 험난한 길이 예정돼 있다는 소리다. 사람이 보통 한차례에 마실 수 있는 알콜량은 50g 정도다. 소주 반병, 위스키는 3잔, 맥주는 2병 분량이다. 그것도 한번 마신 뒤 2~3일은 쉰다는 전제아래서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혈액순환을 도와 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적당히'가 안되는 까닭이다. 매일, 그것도 폭음으로 이어지는 회식.뒤풀이가 아직도 우리 사회의 음주 풍속도다. 40대 이후론 특히 술을 조심해야 한다. 급격히 간질환이 발생하는 시기다. 하도 마시다보니 뇌도 적응, 알코올 분해속도도 빨라져 취하게 되는 술의 양도 늘어났다. 간은 더 고달파졌다. 백승운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절주가 불가능하다면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서라도 과감히 술을 끊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비만은 단명의 지름길
= 체중증가가 비만은 아니다. 비만은 신체에 불필요한 지방이 과잉축적된 상태다. 그 결과는 간단하다. 당뇨.고혈압.심장질환이 기다린다. 한마디로 치명적이다. 내장비만의 위험은 더 크다. 장기에 독소를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한번 쌓인 독소는 몸 안에서 유해산소를 반복해 발생시켜 몸 속 세포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특히 남성형 복부비만은 당뇨로 가는 길이다. 여기에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까지 예정돼 있다면 답은 뻔하다.

이문규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사내과 교수는 "허리띠가 늘어날수록 수명은 줄어든다.비만은 죽음에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사진=프리미엄 이형남기자

◇이문규 자문의
-서울대 의대 졸, 의학박사
-성균관대 의대 내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장
-02-3410-2114 www.samsunghospital.com

◇백승운 자문의
-서울대 의대 졸, 내과학 박사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장
-삼성서울병원 간암센터장.소화기연구소장

◇황정혜 자문의
-연세대 의대 졸
-삼성서울병원 전임의
-삼성서울병원 금연클리닉 교수


◆Tip◆

'공공의 적' 술.담배와 비만으로부터 해방될 수는 없을까? 극복하고 싶지만 쉽게 되지 않는 게 이들 골칫덩이 3형제다. 각각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법을 알아봤다.

▶술
= 알콜성 간질환 환자는 당연히 당장 금주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 경우가 아니라면 음주에도 주법이 있다. 하루 음주량이 소주 반병, 맥주 2병, 위스키 3잔은 넘지 말아야 한다. 절주(節酒)의 방법이다. 또 일주일에 2~3일은 금주가 필수다. 술을 마시게 되면 급하게 마시지 말고 천천히 즐기면서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 음주중 흡연은 당연히 피해야 할 대상이다. 알콜분해를 더디게 하고, 인체의 산소결핍증을 유발한다. 비타민C를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숙취해소엔 과일쥬스·꿀물을 마시는 게 요령이다.

▶담배
= 당장 끊어야 할 담배가 멀리하기 더 어렵다. 니코틴에 의한 금단증상 때문이다. 금연수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금연일을 정하고, 금연계획을 주위 가족에게 알리는 한편 힘들 때마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행복을 떠올리는 방법을 권한다. 담배를 사지 않고 생긴 돈을 모으는 것도 금연의 재미를 더한다. 재떨이.라이터 등 담배와 연관된 물건은 가능한 모두 치우는게 좋다.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찾아 니코틴 패치와 같은 금연 보조재를 몸에 붙이는 것도 효과가 높다.

▶비만
= 몸속의 수분.근육을 늘리고, 지방을 제거하는 게 비만치료법이다. 방법으로 말하면 식사조절과 유산소운동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콩과 토마토를 자주 먹고, 지방을 분해하는 고추도 비만에 효과적이다. 해조류는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여기에 가능한 많이 움직여야 한다. 하루 30분 이상 걷고, 1주에 2시간 30분 이상 가벼운 조깅을 하면 내장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평소 자주 걷기만 해도 기대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움말=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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