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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베트남의 파워그룹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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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은 1970~80년대에 개혁.개방 노선을 본격화했다. 두 나라는 개혁.개방을 위해 출신 성분.이념보다 전문성과 실력을 갖춘 신세대를 발탁하는 쪽으로 간부 정책을 바꾸었다. 최고지도자들은 '종신제'를 포기하고 후계자를 양성했다.

◆중국=최고지도자가 마오쩌둥(毛澤東)-화궈펑(華國鋒)-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로 교체되면서 파워그룹과 국가 목표.전략 역시 바뀌었다.

공산정권 수립 후에는 국공내전과 항일전쟁에 참가한 당.군 출신이 파워그룹을 형성했다. 60년대 초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던 덩과 류사오치(劉少奇) 등은 문화혁명 당시 '주자파'로 몰려 숙청당했다. 마오의 측근들이 전횡을 일삼던 시절이었다.

77년 덩이 집권한 후 파워그룹의 물갈이는 빨라졌다. 화궈펑 같은 보수파가 퇴조하고 후야오방(胡耀邦).자오쯔양(趙紫陽) 등 개혁파가 국가주석.당 총서기를 맡았다. 급진 좌파를 숙청하면서 신진 관료들을 중용했다.

89년 천안문사태 직후 덩샤오핑은 장쩌민을 당 총서기로 전격 발탁했다. 장은 당.정.군을 움켜쥐고 대외 지향형 개발정책을 지속해 나갔다. 쩡칭훙(曾慶紅).황쥐(黃菊).우방궈(吳邦國) 등 상하이방(幇)을 중심으로 기술관료 출신들이 주변에 포진했다. 후진타오 시대에는 전문성을 겸비한 40~50대의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이 득세하고 있다. 이들은 불균형 발전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조화사회 건설'을 목표로 내걸었다. 경제는 80년부터 연평균 성장률 10% 안팎의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베트남=국부로 추앙받는 호찌민 시대부터 개인 우상화와 절대권력을 배격했다. 베트남은 86년부터 도이머이(쇄신)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거의 적이었던 미국.중국과도 화해했다. 6년 전 당 간부들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해엔 쩐득르엉 국가주석과 판반카이 총리 등 65세 이상 지도자들이 자진 은퇴했다. 후임에는 응우옌민찌엣 전 호찌민시 당 서기, 응우옌떤중 전 수석부총리 등 남부 출신의 개혁파가 발탁됐다. 경제성장률은 90년대 들어 연 7~8%에 이른다. 지난해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외국인 직접투자(FDI) 100억 달러 ▶수출액 400억 달러를 달성했다.

◆특별취재팀=이양수 팀장, 채병건·정용수·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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