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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엔 「그림의 떡」/유스호스텔 “호화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호텔둔갑 변칙영업/허가는 “실비숙소”로 내놓고/봉사료 붙여 숙박료 20만원까지
청소년 숙박시설인 유스호스텔이 호화호텔로 둔갑해 변칙운영되고 있다.
하루 숙박료 20만원의 로열스위트룸을 갖추고 사우나·헬스클럽·뷔페식당에 봉사료까지 이용료에 포함시키는 대부분의 유스호스텔들이 청소년 이용객은 아예 외면하고 일반여행객이나 기업체 연수팀·일본 수학여행단을 우선 숙박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 유스호스텔의 경우 지난 한햇동안 국내 수학여행단 이용실적은 전혀 없었고 올림픽 유스호스텔은 3월 한달동안 총숙박인원 1만1천명중 회원이용은 45명에 불과했다.
◇변칙 운영=현재 반도·올림픽·서울교육문화센터·아카데미하우스(이상 서울)·남원·낙산·부여·설악 등 전국에 17개의 유스호스텔이 있으나 대리부모제·음주금지·남녀객실 분리 등 청소년의 탈선을 막고 건전한 여행문화를 유도하도록한 국제유스호스텔 규정을 지키는 곳은 한곳도 없다.
또 대부분의 업소가 등록기준에 20명마다 인솔자방을 별도로 두도록한 규정을 약용,객실을 대폭 늘리는 편법으로 이용하고 있다. 총수용인원 9백92명 규모로 지난달 개관한 서울교육문화센터의 경우 적정수보다 50실이 많은 73실의 2인용 객실을 설치했다.
한국유스호스텔연맹 김효중 사무국장(63)은 『관광호텔의 경우 설치기준이 매우 까다롭고 사업승인도 받기 어렵기 때문에 법규정이 허술하고 공익적인 성격 때문에 사업승인이 쉬운 유스호스텔을 지어 영업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가격=대부분의 유스호스텔이 하루 「로열스위트룸」 20만원선,「스위트룸」 13만원,「트윈룸」 6만원씩을 받고 있으며 6인용 단체실의 경우도 국제유스호스텔연맹의 공인가격인 10달러(1박2식) 수준보다 훨씬 높은 1만3천∼2만5천원씩 받고 있다. 또 올림픽 유스호스텔·아카데미하우스 등 대부분의 업소가 뷔페식당·연회장을 갖추고 봉사료까지 포함된 별도의 요금을 받고 있으며 서울교육문화센터는 볼링장·사우나실·헬스클럽까지 두고 있다.
특히 올림픽 유스호스텔의 경우 『명칭때문에 괜한 오해를 가져오고 호텔식 운영에도 차질을 빚는다』는 이유로 16일 「서울올림픽 플라자」로 이름을 바꿔 본격적인 특급호텔식 영업을 하고 있다.
◇법 규정=관광진흥법상 유스호스텔업으로 분류돼 「청소년의 숙박 및 음식제공을 위한 시설」로 규정돼 있으나 시설기준만 있을뿐 정작 필요한 운영방법·요금·종사원 등에 대한 규정은 전혀없다.
지난해 체육청소년부가 유스호스텔의 근본취지를 살리기 위해 설치기준·운영방법 등을 규정한 청소년진흥법을 만들려고 했으나 교통부가 기존 유스호스텔의 반발을 우려,현재 입법예고중인 관광진흥법에 기존 유스호스텔을 「국민호텔」이라는 변칙적인 명칭으로 변경,교통부관리아래 두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어 더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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