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베어벡 - 프로팀 '삼각패스'해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에게 2006년은 '괴로운 해'였다. 2007년은 '희망의 해'일까.

2007년에도 아시안컵 본선과 2008 베이징올림픽 예선 등 각급 대표팀의 경기가 이어진다. 대표선수 소집을 두고 올해도 프로팀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 같다.

휴가를 마치고 12일 귀국하는 베어벡 감독을 8개국 올림픽팀 초청대회(21일 개막.카타르 도하)가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예선 전초전 격이다. 2월 28일에는 올림픽 예선이 시작된다.

베어벡 감독은 8개국 초청대회부터 올림픽 예선전까지 올림픽대표팀의 전지훈련을 희망한 바 있다. 그의 뜻이 관철된다면 올림픽 대표 선수들은 40여 일간 소집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전지훈련 여부와 일정은 13일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베어벡의 행보는 결코 순탄치 않다. 우선 2월 7일엔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상대 미정)가 예정돼 있다. 전지훈련을 하게 된다면 코칭스태프가 쪼개져 한꺼번에 두 팀을 관리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K-리그다. 프로구단들은 전지훈련은커녕 8개국 초청대회 차출에도 난색이다. "시즌 전 가장 중요한 시기인 전지훈련 기간에 그 정도 비중의 대회를 위해 핵심 선수를 내놓을 수 없다"며 한목소리다. 더구나 올해 11월까지는 거의 매달 A매치 또는 올림픽 예선전이 있다.

<표 참조>

그렇다면 베어벡 감독과 프로팀의 갈등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축구협회 김호곤 전무는 "갈등이 첨예하게 표면화된 건 아니다"며 "연초부터 이영무 기술위원장이 각 구단을 방문해 올림픽팀 국제대회 출전의 의미를 전하고 구단들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축구평론가 정윤수씨는 "더 이상 베어벡 감독이 '소집훈련을 해야 되는데 프로팀들이 협조해 주지 않는다'는 식의 고자세로 나와선 안 된다. 카타르 초청대회.전지훈련이 올림픽대표팀에, 나아가 한국 축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프로팀 감독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은 "베어벡 감독이 대표팀 운영에 갑갑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월드컵 정도가 아니라면 원칙을 지켜 선수 차출을 자제하는 것이 맞다. 이제는 한국 축구도 국제표준에 맞는 시스템을 정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