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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가이드] 이자생활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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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자생활자는 저금리 시대의 피해자다. 통상 금융계에서는 잠재성장률(5%)에 목표 물가상승률(3%)을 더한 숫자보다 시중금리가 낮으면 저금리로 분류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이자율이 1999년 3월부터 8%대 이하로 떨어졌으니 저금리 체제는 벌써 4년째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이자 수입만으로는 생활비조차 충당하기 힘들어 원금마저 까먹고 있다"는 고충을 토로하는 퇴직자.연금생활자 등 이자생활자가 부지기수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조금씩 올라가는 추세지만 지금보다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예전처럼 7~8%대로 올라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0.1%라도 더 챙기자=정기예금은 은행별로 금리에 별 차이가 없다. 10월말 기준으로 1년 정기예금은 가장 높은 제일은행이 연 4.2%고 가장 낮은 하나은행이 연 3.8%다. 따라서 주거래고객이나 우수고객에게 연 0.1~0.2%의 우대금리를 지급하는 제도를 적극 활용하자.

연 2%포인트 이상 이자를 더 얹어주는 상호저축은행을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시로 판매하는 특판 정기예금은 연 6.5%까지 지급한다. 복리로 환산하면 최고 연 6.69%까지 수익이 기대된다.

일부 상호저축은행에서는 정기예금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원금과 이자를 합해 매달 일정액을 받을 수 있는 연금형 예금상품인 '정액지급식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또 예금자가 요청하면 만기일 전이라도 예금이자를 미리 받아 쓸 수 있는 '선이자지급식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상호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부실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 한도인 5천만원을 넘지 않는 게 안전하다고 금융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고수익 상품에 도전=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은행과 카드사의 후순위채권은 정기예금보다 연 1~2%포인트 이상 높은 확정이자를 5년 이상 장기로 지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자생활자의 속성상 위험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요즘같이 답답한 상황에서는 원금을 보장받는다면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투자 상품에 도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최악의 경우라도 원금을 돌려받고 잘 풀리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원금보존형 주식연계 상품으로는 증권사의 ELS와 은행권의 ELD가 있다.

◇세(稅)테크는 필수=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 팀장은 "포트폴리오 구성 측면에서 투자자금의 30% 정도는 절세형 금융상품에 우선적으로 가입해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완전 비과세인 상호저축은행의 생계형저축은 65세 이상이면 1인당 2천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신협은 1인당 2천만원까지 이자소득세(16.5%) 중 농특세(1.5%)만 물면 되므로 사실상 비과세 상품이다.

10월말 기준 정기예탁금 평균금리(5.2%)를 적용할 경우 1년간 1억원을 맡기면 세금을 빼고 5백12만2천원의 이자를 받을수 있다. 같은 금리로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맡길 때보다 78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절세 효과를 감안할 때 신협의 연 5.2%는 은행 예금으로 치면 연 6.15%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은행권의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근로소득세 소득공제 혜택이 강점인데, 퇴직자가 대부분인 이자생활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환금성 낮은 부동산 피해야=김재욱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퇴직자와 연금소득자 등 이자생활자들은 대부분 고령자이므로 나이가 들수록 부동산을 처분하고 현금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환금성이 낮은 임야.전답.나대지 등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이자생활자에게 직접 투자보다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부동산투자신탁이나 부동산 뮤추얼펀드인 리츠를 추천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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