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영국 경찰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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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영국에서 주류사회의 장벽을 뚫고 한국인 출신 1호 경찰이 등장했다. 런던 남부 셔리 지방경찰청 워킹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앤드루 김(27.사진.한국명 김세연)이 그 주인공. 미국에 비해 이민 역사도 짧고 교민수도 4만 명을 넘지 않는 영국에서 첫 한국인 경관이 배출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경찰 배지를 단 김씨는 원래 런던 서부 브루넬대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한 디자인 학도였다. 그런데 석사를 마치고 박사 과정을 밟던 중 경찰에 전격 지원하게 됐다.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경찰이 되고 싶었고, 더 늦기 전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중학교 3학년을 다니다 영국에 유학 온 그는 "영어만 잘하면 연봉을 많이 주는 기업체에 얼마든지 취직할 수 있지만 전혀 후회는 없다"며 "아직 한인들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를 내가 먼저 개척한다는 데 커다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주로 하는 일은 절도나 폭행, 기물 파손 등 신고가 들어왔을 때 현장에 출동해 용의자를 체포한 뒤 취조를 통해 검찰 기소를 위한 서류를 작성하는 일.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인 22~23일에는 특별 순찰도 돌았다. 그는 "아직 우리 구역에서 한인 범죄자나 피해자를 다뤄본 적은 없다"며 "한인들이 범죄 사건으로 피해를 보았을 때 도와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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