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마다 다른 인생관에 문제점 제기"|M-TV『고개 숙인…』작가 주찬옥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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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현대 생활인들의 복잡 다단한 갈등의 단면들을 그리고 있는 멜로 드라마『고개 숙인 남자』의 작가 주찬옥씨(34)는『TV드라마가 아무리 진짜처럼 다가와도 대부분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픽션』임을 강조한다.
50년대 이후 격동의 우리 현대사 이면에 배어 있는 여러 유형의 인물 사를 펼쳐 가고 있는 이드라마에 대해 시청자들은 실제 모델이 되는 인물들이 있는지 궁금해한다.
그러나 작가 주씨는『특정 인물을 조명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면서『50대 이상의 어른들로부터 요즘 젊은이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보고들은 모습들을 뒤섞어 짜 맞추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따라서『특정 직업인이나 인물들을 함부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지나친 관심』이라며 『단순한 가능성만으로 드라마를 지켜보아 달라』고 당부한다. 시청자들은 특히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복잡한 사건전개로 진행되어 가는『고개…』의 마무리를 매우 궁금하게 생각한다.
이에 대해 마무리 단계 집필을 서두르는 주씨는『이 드라마가 추리물의 해결처럼 명쾌하게 정리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인생살이에 제대로 해결되는 문제가 별로 없듯이 상당부분 문제 제기로만 머물러 시청자 각자가 스스로 나름대로 풀어 가길 바라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극중에서 50대, 30대, 20대 부부의 전혀 다른 인생관과 심리적 갈등이「해피엔딩」으로 귀착한다기보다 합리적 해결책이 별로 없는 실생활의 경험들이 오히려 공감대를 얻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주말연속극이라는 최대의 드라마를 매주 집필하느라「사생활이 마비될 지경」이라며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씨의 가장 큰 아쉬움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제작 전에 대본을 완성해 놓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죠. 원작이 되는 소설작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창작 드라마라면 오히려 진행해 가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도 흥미를 줄 수 있죠. 문제는 아기자기한 재미를 놓치지 않고 원래 의도한대로 일정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죠.』
4월 중순께 이야기가 현재 시점으로 옮겨지며 마무리 될『고개 숙인 남자』로 정상의 작가대열에 들어 선 주씨는 화려한 화제와 눈길을 모으는 것보다 시청자들이 훈훈한 향기로 공감해 주는 것이 더욱 보람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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