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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 상륙작전 태세/페만전/지상전 언제 벌어질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소모전 꺼려 기습공격 구상/일부선 인명피해 많고 장기화 걱정
사흘째 이라크에 대해 공중폭격만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이 언제 지상군을 투입할 것인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지상군 투입여부를 놓고 한쪽에서는 첫날의 성공적인 공습을 지적하며 많은 사상자가 예상되는 지상군 투입없이 공군력만으로 이번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다른쪽에서는 아무리 공습이 성공했더라도 지상군 투입 없이는 이라크를 꺾을 수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공군력에 의한 계속적인 공격을 주장하는 측은 이번 전쟁은 사막지대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모든 군사목표물이 노출되어 있어 이것만 완전하게 파괴한다면 구태여 탱크나 지상병력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사담 후세인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남전과는 달리 몸을 숨길 정글도 없고 호지명루트도 있을 수 없으므로 공군력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군의 사우디파병 직후 대규모 공습작전을 공표했다가 문책사퇴한 두간 전 공군참모총장은 『이라크군이 궤멸할때까지 공중폭격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이라크군을 폭격으로 진지밖으로 몰아내 완전노출 시킨뒤 지상군이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 합참의장인 토머스 무어제독등은 미 공군의 초전성과는 경이롭지만 결국 지상군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페르시아만에 대기중인 미 해병대의 상륙함들이 쿠웨이트 해안쪽으로 접근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상륙작전과 함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분위기다.
무어제독은 53만명의 이라크 육군이 쿠웨이트 남부에 포진해 있고 5천여대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는 이라크가 공습으로 아무리 타격을 받았다 하더라도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어제독은 『공중폭격으로 이라크군을 그물안으로 몰아 넣을 수는 있으나 그물을 올리기 위해서는 지상군이 필요하다』면서 『사담 후세인을 몰아내지 않고는 결코 이라크군이 스스로 쿠웨이트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따라서 후세인 대통령이 항복하거나 쿠데타 등으로 실각하지 않는한 지상군투입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며 그 시기도 멀지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가장 염려하는 것은 예상밖으로 사상자가 늘어나거나 장기전으로 전황이 바뀌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53만명의 이라크군이 이란과 8년 이상의 전투경험을 갖고 있는데다 몇겹의 진지를 구축하고 있어 잘못하다가는 전황이 소모적인 진지전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지상군 투입시도 지난번 첫날의 공습때와 같이 대규모 기습전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의 탱크와 장갑차 등을 앞세운 2차대전 개전시 독일식의 블리츠크리그(번개작전)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상군을 투입해도 ▲우수한 기동력 ▲위성 등을 이용한 완벽한 정보 ▲야간전투능력 ▲우수한 보급망등을 이용해 단기에 승부를 낼수 있다고 믿고 있다. 특히 사상최초로 고도의 정밀병기들이 동원되는데다 해군의 항로지원,공군의 공중지원 등 이라크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유리한 입장에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 지상군이나 미 해병은 일단 한곳의 방위선을 뚫은 뒤 배후 공격을 해 사상자를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는듯 하다.
이를 위해 미 육군이나 해병대는 주로 진지를 돌파하는 훈련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측의 방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전쟁경험에다 쿠웨이트침공 이후 5개월 이상 수비진지를 보강해 이라크의 진지는 참호·지뢰밭·철책 등 세겹이상으로 되어있고 탱크침공을 막기 위해 원유를 흘리는 화전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막전이라 공격하는 쪽은 은폐물이 없어 많은 희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겨울 사막의 기온변화,사막의 모래바람 등 날씨도 결코 미국에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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