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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페만 전쟁 나자「국방예산삭감 불가론」대두 국방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첨단무기 필요하다">
○…페만전쟁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다국적군의 최신예 무기에 이라크 군이 맥을 못쓰는 양상으로 전개되자 국방부 간부들 사이에선「국방예산삭감불가론」이 강력히 제기돼 주목.
한 간부는 『결국 전쟁에서의 승리는 적의 수준을 능가하는 첨단 무기 확보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라며 『우리 같은 전쟁 위험 상존 지역에서 국방예산을 깎기만 하다가는 하나를 아끼려다 열을 잃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 것』이라고 강조.
다른 간부도 『국가전체의 경영을 놓고 볼 때 자원배분의 우선순위 조정이 당연하나 이라크에 당한 쿠웨이트나 이번 이라크의 경우를 보더라도 국가존립과 직결된 국방예산에 대한 문제는 신중히 재검토 돼야할 것』이라고 국방예산 삭감불가 론을 피력.
특히 이 간부는『우리의 무기체계나 앞으로의 전력증강계획에는 21세기까지 쓸 수 있는 최첨단 무기가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

<"각 부처 손발 안 맞아">
○…페만전쟁발발에 따라17일 교통부문 에너지절약대책을 발표했던 교통부는 당초 자가용10부제 운행시행시기를 내주 초께로 잡았다가 뒤늦게 시행시기를 발표다음날인 18일로 변경했는가 하면 에너지절약을 위해 수도권 전철운행시간도 1시간 단축키로 했다가 전철은 정상운행 시킨다고 번복하는 등 우왕좌왕.
교통부는 또「갈팡질팡 행정」이라는 지적에 『이렇게 빨리 전쟁이 터질지 몰랐다』『동자부 등 주무부처와 손발이 안 맞아 혼선이 벌어졌다』며 책임 없는 해명만 늘어놓아 또 한번 빈축.

<근로자 숫자도 못 파악>
○…노동부는 페만전쟁과 관련, 중동지역 취업근로자들의 보호를 위해 비상대책 반을 구성, 24시간 비상근무를 펴고 있으나 일손부족과 현지와의 통신 어려움 때문에 제 기능을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진땀을 흘리는 모습.
해외고용과에 설치된 대책 반은 「일 전쟁이 막상 시작되자 현지와의 연락이제대로 안 되는 바람에 보호대책마련은 커녕 정확한 근로자 숫자조차 파악 못해 안절부절.
한 관계자는 『모든 상황이 현지사정에 따라 수시로 바뀌어 정확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사태가 예상 밖의 단기전 양상으로 진행돼 천만다행』이라고 뒤늦게 야 안도의 한숨.

<운임손실에 내심 불만>
○…페만전쟁발발 하루전인 16일 중동지역 철수교민·근로자 3백1명의 수송을 마친 대한항공은 특별 기 투입 때마다 떼이는 운임손실에 내심 불만스런 표정.
지난해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물론 79년 이란사태, 85년 중동사태 등 특별 기 투입 때마다 위험지역운항에 따른 기체·승객 손해배상책임보험료 추가부담은 물론 미 정산 운임 등을 결손 처리해 온 대한항공은『국적항공사로서 임무완수에 만족하며 비용손실은 관심 밖』이라면서 도『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생색한번 못 낸다』고 제2민 항 출범이후 정부의「홀대」에 섭섭한 감정을 은근히 토로.

<다국적군 우세에 안도>
○…페르시아만 사태로 대기오염이 적은 저유황유 수급에 큰 차질을 빚어 오염도가 악화될 것을 우려했던 환경처는 초기 전황이 다국적군의 절대 우세로 진행되자 일단 안도.
환경처는 유전의 대규모화재 등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기오염도가 현재보다 최고 2배까지 심해져 81년 이후 시행해온 고유 황유 사용규제, 도시 가스(LNG)공급확대 등 대기오염 저감시책이 물거품이 되지 않나 걱정했던 것.
환경처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지구가 한가족이 됐음을 절감하고있다』며 『이제부터는 전지구적 환경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다짐.

<대학가엔 반전분위기>
○…페만개전소식이 전해진 17일 대학가에는 전쟁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일제히 나붙고 성명서가 발표되는 등 반전분위기가 고조돼 눈길.
서울대총학생회는 17일 오후「페만전쟁을 보는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페만전쟁은 미국이 자신들의 기득권유지를 위해 일으킨 제국주의침략전쟁』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은 즉각 전쟁을 중단하라』고 주장했으며 성대·중앙대·외대·경희대 등 서울시내 각 대학에는 페만전쟁을 반대하는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가 등장해 공동보조.
연세대에서는 학생 1백여명이 이날 오후3시40분쯤 학교 정문 앞에서 『이번 전쟁은 아랍민족주의를 분열시키기 위한 미국의 음모』라는 내용의 유인물 50여장을 시민들에게 나누어주는 모습도 보여 대학가의 관심 또한「세계화」추세를 반영.

<공명선거 의지 과시>
○…서울지검 공안1부는 평민당 강남 갑 구 수석부위원장 오길록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14일 법원에서 기각 당하자 『금품살포가 아닌 단순 유인물배포행위지만 공명선거 풍토 확립 차원에서 엄단해야한다』며 이틀 간의 보강수사 끝에 구속영장을 받아내 공명선거에 대한 검찰의 확고한 의지를 과시.
영장이 기각된 뒤 상부의 질책 등으로 전원 철야보강수사를 벌였던 공안1부 검사들은 한결같이『출마 예상자 1명이 보통 수십만 장의 유인물·인사 장 등을 배포하는 선거풍토도 금품살포에 못지 않은 국력낭비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도 오씨의 구속은 불가피했다』고 구속배경을 설명.

<궂은일 무리 없이 처리>
○…김덕주 대법원장이 한달 이상 공석이었던 대법관 한자리에 김석수 법원행정처차장을 임명제정한 것을 놓고 법원주변에서는 김 차장의 탁월한 사법행정처리능력을 높이 산 것이라는 평.
김 차장은 88년7월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에 다시 기용되면서 함께 근무한 이래 대법원의 궂은 일을 무리 없이 처리해와 일찍부터 대법관 후보로 손꼽혀 왔던 것.
그러나 김 차장이 막판까지 허정훈 사법연수원장과 경합끝에 낙점된 점을 들어 법원일각에서는 『역시 인사권 자를 지근 거리에서 모시는 사람이 중임 된다』는 촌평을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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