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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은 왜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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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권재도 목사의 열정…"벌써 30주년 되네요" 

권혁재의 사람사진/ 권재도 유성숙 부부

권혁재의 사람사진/ 권재도 유성숙 부부

‘부부의 날’을 아는지?
그렇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는지?

‘부부의 날’은 5월 21일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이 하나가 되는 날이란 의미로 5월 21이다.
더구나 이 ‘부부의 날’은 2007년에 제정된 엄연한 국가기념일이다.

국가기념일이지만 생경한 이 날은 권재도 목사의 열정에서 비롯됐다.
권 목사가 밝히는 ‘부부의 날’의 탄생 뒷이야기는 이러하다.
“1995년 어린이날, TV에서 어느 어린이 인터뷰를 봤어요.
소원이 뭐냐는 질문에 아이는 “엄마, 아빠와 사는 거요”라고 답했어요.
어린이의 답에 제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전거, 게임기가 소원이 아니고 엄마, 아빠와 사는 게 소원이라니요.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성년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죠.
이 가정의 중심이 부부잖아요.
그래서 이를 위한 ‘부부의 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떠올랐죠.
교회 예배에서 부부의 날 메시지를 전하고 실천에 옮겼죠.”

그렇게 공표하며 시작한 날이 1995년 5월 21일이었다.
교회가 있던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서였다.

결혼 당시 권재도 목사는 부산, 아내 유성숙 씨는 순천에 있었다. 그래서 권 목사는 중간지대, 즉 영호남 화합의 장소 화개장터에서 결혼식을 하자며 아내에게 제안했다. 그러면서 결혼하기 한 달 전부터 영호남 부부 모임을 시작했다. 어쩌면 '부부의 날'은 이때부터 움튼 터였다.

결혼 당시 권재도 목사는 부산, 아내 유성숙 씨는 순천에 있었다. 그래서 권 목사는 중간지대, 즉 영호남 화합의 장소 화개장터에서 결혼식을 하자며 아내에게 제안했다. 그러면서 결혼하기 한 달 전부터 영호남 부부 모임을 시작했다. 어쩌면 '부부의 날'은 이때부터 움튼 터였다.

그의 아내인 유성숙 여사가 들려주는 ‘부부의 날’ 기억은 이렇다.
“저는 그냥 웃었죠. 진짜 웃을 수밖에 없었어요.
처음 시작하며 대뜸 국가기념일을 만든다니…
아무것도 없이 홍보랍시고 종이 한장 달랑 돌린 게 다였고요.
그것도 서울도 아니고 창원에서요.
뜬구름 잡듯 막무가내로 시작했는데 국가기념일이 되더라고요.”
당시 권 목사는 한장 짜리 홍보물과 아울러 장미 한 송이도 돌렸다.
그래서 권 목사를 두고 ‘장미 목사’라고 한다.

권 목사는 2001년 국회에 ‘부부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국회 청원건’을 제출하였고, 결국 2007년엔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기까지 했다. '부부의 날'은 그의 끈질긴 열정이 이뤄낸 결실이었다.

권 목사는 2001년 국회에 ‘부부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국회 청원건’을 제출하였고, 결국 2007년엔 국가기념일로 제정되기까지 했다. '부부의 날'은 그의 끈질긴 열정이 이뤄낸 결실이었다.

오는 21일 국회와 전국 1백여 지자체에서 ‘부부의 날’ 행사가 열린다.
30년 전 장미를 돌리는 데서 시작하여  이렇듯 자리 잡은 ‘부부의 날’,

권 목사는“ 이 모두 아내 유성숙의 성원 덕입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