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에 명품백’ 최재영 목사, 검찰 출석…“이권개입 목격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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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통일운동가 출신 재미교포 최재영 목사는 13일 검찰에 출석하며 “사건의 본질은 김 여사의 대통령 권력 사유화”라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의) 이권 개입과 인사 청탁이 저에게 목격돼 (취재가) 시작됐다”며 “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또 “명품백을 받은 날 다른 대기자들이 복도에서 김 여사를 접견하려고 선물을 들고 서 있었고, 한남동 관저로 이사를 가서도 백석대 설립자로부터 1000만원 상당의 고급 소나무 분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초 인터넷 매체 ‘더탐사’는 “2022년 11월 백석대에서 대통령 관저로 소나무 분재가 배달됐다”고 보도했다. 장종현 백석대 설립자(총장) 측은 중앙일보의 확인 요청에 “알지 못하는 내용”(백석총회 관계자)이라고 답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 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최 목사를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하면서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로 이를 촬영했다. 명품 가방과 몰래카메라는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준비했다. 이 매체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몰카’ 영상에는 김 여사가 “적극적으로 남북 문제에 나설 생각”이라며 “우리 목사님도 한번 크게 저랑 같이 할 일 하시고”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서울의소리 측은 영상을 근거로 “대통령과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오는 20일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를 소환할 예정이다. 이날 최 목사와 동행한 백 대표는 “20일 조사 때는 최 목사와 김 여사가 나눈 카톡 등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자료 서너 가지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어 김 여사 소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검찰 관계자는 “처벌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사람을 소환하는 건 수사 원칙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상 대통령은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했을 경우 이를 신고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배우자 처벌 조항은 없다. 반면 금품 공여자 처벌 규정은 있다. 현재까지 정황과 법리로 볼 때 김 여사는 무혐의 처분 가능성이 크다. 야권은 검찰 수사를 “특검 방어용 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같은 날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피의자 신분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경북경찰청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피의자 신분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경북경찰청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은 이날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8일 경북 예천군 수해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숨졌다. 경찰에 도착한 임 전 사단장은 먼저 채 상병 명복을 빈 뒤 그간 자신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이 모두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까지 채 상병 소속부대(제7포병대대)장인 이모 중령 등 사건 관련자 수십 명을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지난해 해병대 수사단은 채 상병 순직의 책임을 물어 임 전 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넘겼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보고서에 결재했다가 하루 만에 지시를 번복했다. 하지만 박정훈 당시 수사단장은 사건을 그대로 경찰에 넘겼고, 국방부 조사본부는 박 전 단장을 항명 혐의로 입건한 뒤 수사 자료를 회수해 임 전 사단장을 빼고 다시 경찰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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