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13일 검찰에 출석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 백을 건네고 이 과정을 촬영한 데 대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알리려 언더커버(위장잠입) 형식으로 취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이날 오전 최 목사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주거 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고발된 후 첫 조사다.
최 목사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본질은 김 여사가 대통령의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화·이원화·사유화한 사건”이라며 “국정을 농단하면서 이권 개입, 인사 청탁하는 게 나에게 목격돼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품 백을 전달하고 촬영한 배경에 대해 “국정을 책임진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어떤 분인지 알기에 그들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언더커버 형식으로 김 여사를 취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을 향해 “저 외에도 다른 대기자들이 김 여사를 접견하려고 선물을 들고 서 있었다”며 “(김 여사가) 한남동 관저로 이사한 뒤 백석대 설립자 장종현 박사로부터 1000만원 상당의 고급 소나무 분재 선물이 정문을 통해 들어갔다. 여러분들이 취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촬영한 지 1년 이상 지나 공개한 것은 총선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사건으로 김 여사를 굉장히 야단치니까 오히려 김 여사가 내게 ‘가짜뉴스에 현혹됐다’고 말하는 것 보고 이 정권은 더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서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이진복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에게 한 표현을 상기시키며 “아무것도 받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최 목사에게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과 촬영 영상 원본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최 목사는 보도 당시 다른 취재 기자에게 모두 넘겨서 제출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손목시계 몰래카메라 등에 대해서도 “담당 검사들이 채집해서 수사하면 된다”고 했다.
김 여사와 접견 후 작성했다는 메모장에 대해선 “1차 접견 때 나눈 대화 중 중요한 것 몇 가지만 메모한 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인 2022년 9월 13일 김 여사에게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이 모습이 찍힌 영상을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했다. 이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 목사를 주거침입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최 목사를 상대로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경위와 목적, 청탁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오는 20일에는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