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이모티콘 뭐길래…"약 올리냐" 환불 요구한 손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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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이모티콘 때문에 배달한 음식을 환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모티콘 때문에 기분 나빠 환불해 달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영업자 A씨는 "퇴근 후 집에 오니 배달앱에 별 1개짜리 리뷰가 달렸다"며 고객이 올린 리뷰 내용을 캡쳐해 올렸다.

리뷰 내용에서 고객은 배달 기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전하며 "이상한 문자가 왔는데 가게에서 보낸 건가요? 반품 부탁드려요. 배달비 지급합니다. 바로 가져가시고 환불 부탁드립니다"고 요구했다.

배달기사가 손님에게 전한 문자 메시지에는 "안녕하세요! 배달기사입니다. 고객님께서 주문하신 음식 배송 문 앞(또는 요청 장소)에 완료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시고 또 주문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손님은 '주문해주세요' 뒤에 달린 '?'(물음표)를 문제 삼았다.

A씨가 배달 대행업체에 문의하자, 배달기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웃는 이모티콘이 표시돼있었다.

A씨는 "배달기사와 소비자가 각각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어 이모티콘 호환이 안 돼 물음표로 간 것 같다고 설명했는데도, 소비자는 '약 올리냐' '반협박이냐' '기분 나쁘다'라며 환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행업체 사장님도 통화하다 대화가 안 통해서 손발이 다 떨렸다는데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았길래 물음표 하나에 밥도 못 먹고 바들바들하는지. 요즘 장사도 안 되는데 개인의 세세한 감정도 어르고 달래줘야 하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결국 손님에게 환불해 줬고, 배달 대행업체 사장도 이모티콘 관련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사들에게 공지했다고 한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게 실제 물음표였어도 뭐가 문제인가" "저렇게 상냥하게 문자 보내주시는 기사님도 거의 없다" "기사님 마음 다쳤을 거 같다" "저런 사람은 주문받으면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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