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 가격 30% 인상…치킨값도 덩달아 뛸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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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에 이어 올리브유 가격도 올랐다. 기후변화에 따른 올리브 작황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샘표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각각 30% 이상 인상했다. 사조해표 역시 오는 16일부터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평균 30%대 인상할 예정이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관련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지난해 1분기 5926달러에서 올 1분기 1만88달러로 70% 올랐다.

업계는 올리브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이 긴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그리스·이탈리아·포르투갈 같은 올리브 주요 산지가 작황 부진을 겪으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봤다. 전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의 대부분은 지중해 국가들이 차지한다. 남유럽 국가들의 작황이 올리브유의 국제 수급과 가격을 좌우한다.

그런데 세계 올리브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이 지난 2년간 이상 기후에 시달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은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평년 대비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스페인산 올리브유는 1년 새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다. 스페인 수출협회(Asoliva)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한 올리브유 양이 2021년 310만t에 달했던 것에 비해 최소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포르투갈에서도 올리브유 가격이 올해 1월 기준 전년에 비해 69% 올랐다. 그리스에서도 같은 기간 67% 급등했다.

올리브유 가격 급등으로 ‘100% 올리브유’ 사용을 강조한 치킨 브랜드 BBQ는 지난해 10월 올리브유보다 가격이 싼 해바라기유를 절반 섞어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자연재해나 이상 기후 등으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아 이와 관련한 품목의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기상 이변으로 서아프리카 카카오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이를 원료로 쓰는 초콜릿 가격 인상도 예고된 상황이다. 롯데웰푸드는 이달 1일 가나초콜릿, 빼빼로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2% 올릴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인상 시기를 한 달 늦췄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후플레이션 현실화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가격 인상 요인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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