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100만장 팔렸다…대형사 제친 '1인 개발사'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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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게임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PC 게임 시장에서 1인 개발사가 만든 작품의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발매 이틀 만에 100만장 판매를 돌파한 뒤 대형 게임사의 작품들을 추월했다.

폴란드 게임 개발자 그렉 스텍젠의 1인 개발사가 만든 게임 ‘매너 로드’. 사진 스팀

폴란드 게임 개발자 그렉 스텍젠의 1인 개발사가 만든 게임 ‘매너 로드’. 사진 스팀

5일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따르면 중세 배경의 전략 게임 ‘매너 로드(Manor Lords)’는 지난달 23~30일 주간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매너 로드는 도시를 건설하고, 전투를 지휘하는 등 중세 영주가 돼서 영토를 지배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현재 매너 로드는 밸브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2’와 매드핑거 게임즈의 ‘그레이 존 워페어’에 이어 매출 상위권을 유지 중이며, 소니가 유통하는 ‘헬다이버즈 2’ 등을 뒤로 밀어냈다.

게임업계에서는 매너 로드가 1인 개발사 작품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매너 로드 개발사 슬라빅 매직(Slavic Magic)은 폴란드 영상 편집 프리랜서였던 그렉 스텍젠이 설립한 회사다.

게임 ‘매너 로드’의 예고편 중 플레이 화면. 사진 스팀 캡처

게임 ‘매너 로드’의 예고편 중 플레이 화면. 사진 스팀 캡처

한때 취미로 플래시 게임을 만들었던 스텍젠은 과거 가상현실(VR)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배웠던 그래픽 엔진 기술로 7년에 걸쳐 매너 로드를 제작했다. 일러스트나 모션 캡처 기술 등 세세한 부분에서 외부 개발자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게임 디자인과 프로그래밍 등 핵심 부부분은 스텍젠이 직접 했다.

특히 스텍젠은 시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개발 방향을 정하고, 각종 계약서를 검토할 전문가는 SNS에서 구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도움을 받기도 했는데, 엔비디아는 매너 로드에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로 저사양 컴퓨터에서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인 ‘DLSS’을 지원했다.

게임 ‘매너 로드’의 예고편 중 플레이 화면. 사진 스팀 캡처

게임 ‘매너 로드’의 예고편 중 플레이 화면. 사진 스팀 캡처

매너 로드는 지난달 26일 얼리 액세스로 발매된 지 이틀 만에 100만 장 판매를 달성했고, 동시 접속자 수는 17만 명을 기록했다. 약 2만9000명이 참여한 스팀 후기에서는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 평가를 유지 중이다. 해외 게임 전문 매체에서도 “역대 가장 인상적이고 야심찬 도시 건설 게임” 등의 평가를 내놓았다.

1인 개발사가 ‘성공 신화’를 쓴 것은 매너 로드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공포 게임 ‘리썰 컴퍼니’는 1000만 장이 넘는 판매 기록을 세웠다. 업계에선 리썰 컴퍼니의 매출이 약 7500만 달러(약 101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리썰 컴퍼니 개발사인 지커스는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크리에이터다.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 ‘딩컴 모바일’도 지난 2022년 호주 1인 개발사가 ‘딩컴’을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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