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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北여성 성희롱한 佛국민배우, 또 성추문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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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로이터=연합뉴스

성폭행 혐의를 받는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29일(현지시간) 영화 제작 스태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소환됐다.

이날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드파르디외는 2021년 9월 장편 영화 ‘레 볼레 베르’(Les Volets Verts) 촬영 현장에서 세트 디자이너의 몸을 더듬고 음란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4년 다른 영화 촬영장에서 다른 여성 스태프를 비슷한 방식으로 추행하고 희롱한 혐의를 받는다.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한 두 여성은 올해 초 드파르디외를 수사당국에 고소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드파르디외는 이미 2018년 8월 파리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2020년 말 기소돼 재판받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배우의 추가 폭로와 고소가 잇따랐다.

이들 가운데 여배우 엘렌 다라는 2007년작 영화 ‘디스코’를 촬영할 당시 드파르디외가 추행했다고 고소했으나 검찰은 올해 1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 처분했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드파르디외가 2018년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여성 혐오와 음란 발언을 쏟아냈다는 고발 다큐멘터리가 프랑스 공영방송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드파르디외는 그해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는 ‘9·9절’ 행사에 초청받아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 여성 통역가를 성적으로 끊임없이 괴롭히고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10세 소녀에 관해서도 음란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드파르디외는 지난해 10월 르피가로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나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인정할 수 없다. 난 한 번도 여성을 학대한 적이 없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17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드파르디외는 영화 ‘시라노’로 1990년 프랑스 칸 영화제, 1991년 세자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프랑스 대표 국민배우다.

드파르디외는 1996년 자크 시라크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프랑스 최고의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군공(軍功)이 있거나 문화적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되는 레지옹도뇌르 훈장은 형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거나 명예에 반하는 행위, 프랑스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한 경우 서훈이 취소될 수 있다.

지난 연말 프랑스 문화계 인사 50여명은 일간지 르 피가로에 “무죄 추정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드파르디외의 훈장을 취소하지 말라”는 공개서한을 게재했다. 이후 이에 반대하는 문화계 인사들의 성명이 잇따랐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배우 소피 마르소 등 유명 인사들까지 가세해 설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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