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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당학술상] 요로감염 미생물 첫 원인 분석…최민혁 교수 ‘제31회 의당학술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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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한세예스24문화재단

2차 혈류감염 예측, 인공지능 모델 개발
2~3일 걸리던 검사를 1시간 내에 마쳐
요로감염증의 빠른 진단·치료 도움 전망

 2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제31회 의당학술상’ 시상식에서 김동국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의당장학회 운영위원장, 수상자인 최민혁 연세대 의대 교수,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회장 직무대행(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한세예스24문화재단]

28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제31회 의당학술상’ 시상식에서 김동국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의당장학회 운영위원장, 수상자인 최민혁 연세대 의대 교수,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회장 직무대행(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한세예스24문화재단]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제31회 의당학술상’ 수상자로 최민혁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지난 28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렸다.

의당 김기홍 박사(1921~1986)

의당 김기홍 박사(1921~1986)

의당학술상은 진단검사의학의 개척자인 고(故) 의당(毅堂) 김기홍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세예스24문화재단과 대한의사협회가 공동 제정한 권위 있는 의학상으로, 올해로 서른한 번째를 맞았다. 매년 학술 분야에서 우수한 업적을 낸 의학자를 선정해 상장과 함께 총 3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최민혁 교수는 ‘요로감염 원인 미생물이 혈류감염으로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 성향점수 일치 분석(Impact of urinary tract infection-causative microorganisms on the progression to bloodstream infection: A propensity score-matched analysis)’ 논문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 교수는 2차 혈류감염으로 진행되면 사망률이 20~40%에 달하는 요로감염 원인 미생물에 대한 평가 및 분석 연구로 업적을 인정받았다. 최 교수는 해당 연구를 통해 고령화와 방광에 삽입하는 요로 카테터(관 모양으로 구성된 의료 소모품) 사용 빈도 증가 등으로 지난 10년간 칸디다균에 의한 요로감염 비율이 급증했으며, 칸디다균 요로감염이 다른 원인균보다 치명률이 높은 2차 혈류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Journal of infection’에 게재됐다.

최 교수의 연구는 요로검사 인공지능(AI) 모델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해당 연구는 요로감염과 그로 인한 2차 혈류감염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의 데이터로 활용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을 특허출원했다. 해당 기술은 요배양검사와 자동화 소변검사로 2~3일 걸리던 요로검사를 1시간 내에 마칠 수 있도록 도와 요로감염증의 빠른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국내 의학계에 큰 업적을 남긴 의당 김기홍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국내 의학 발전과 인재 양성에 힘을 보태는 의당학술상이 31번째를 맞았다. 올해는 요로검사라는 새로운 진단의학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훌륭한 의학인을 선정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신진 연구자들을 발굴해 의학계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의당 김기홍 선생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의 부친으로, 서울의대 1회 졸업생이며 국립중앙의료원 창설 멤버다. 국내 1세대 진단의학을 대표하는 연구자로 대한혈액학회장, 대한병리학회장, 대한의학협회 부회장, 대한임상병리학회장, 대한수혈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2014년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사회 공헌 재단으로, 부친인 의당 김기홍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진단검사의학·혈액학·기초의학 등 학술 분야에서 우수한 업적을 낸 의학인을 발굴·선정하는 의당학술상을 제정·지원하고 있다. 또 한국과 아시아 각국이 경제 협력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대학생 해외 봉사단 운영,  외국인 유학생 장학 지원, 인문학연구지원사업, 의당장학금 등의 학술 지원, 아시아 국가의 유망 작가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는 미술전 진행,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번역·출간 등 다양한 사회 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진단하는 AI 모델 특허출원…다음 목표는 마이크로바이옴 검사 결과 시일 줄이는 것”

최민혁 교수 수상 소감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진단검사의학을 연구하는 최민혁입니다. 임상미생물 분야의 존경하는 이경원·정석훈·용동은 교수님에 이어 제가 의당학술상이라는 큰 상을 받아 정말 영광입니다. 한세예스24문화재단과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님, 김동국 의당장학회 운영위원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국내 진단검사의학의 초석을 다진 헌혈운동의 선구자이자 한국 의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 의당 김기홍 박사님께 존경을 표합니다. 의당 김기홍 박사님 같은 진단의학 선구자의 연구가 있었기에 지금의 제 연구가 가능했습니다.

의당학술상을 수상한 제 논문은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미생물이 2차 혈류감염으로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저는 군에서 제대한 2021년부터 요로감염과 폐렴, 혈류감염의 원인균과 숙주 요인에 의한 예후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활용할 인공지능 모델 구축 프로젝트의 첫번째 성과물로 이 논문을 완성했습니다.

요로감염은 요도와 방광 등에 미생물이 침입해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가장 흔한 종류의 감염이지만, 무증상 비율이 높아 다른 감염에 비해 연구가 부족한 영역입니다. 흔한 감염이라 할지라도 요로감염 역시 2차 혈류감염으로 진행되면 사망률이 20~40%에 달합니다. 저는 병원 환경에서 요로감염이 2차 혈류감염으로 진행되게 만드는 위험 인자와, 환자의 예후인자를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요로 카테터 같은 의료기구 사용 증가, 또 환자의 고령화로 인해 요로감염의 원인 미생물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칸디다균과 다재내성균에 의한 요로감염의 유병률 증가는 2차 혈류감염의 비율 증가와, 환자 사망률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요로연관 혈류감염은 심각한 의학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을 발표한 후 요로감염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이를 진단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고 특허출원을 했습니다. 현재에는 폐렴과 혈류감염까지 분석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몸속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합니다. 항생제 사용은 양날의 검으로, 감염증을 치료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균을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저희 연구팀은 인공지능모델을 통해 장내 미생물과 환자의 예후간의 연관성을 분석했고, 그중 항생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심각한 부작용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 미생물을 발견했습니다. 저희의 다음 목표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검사 결과 시일을 대폭 축소시키는 겁니다. 아직까지 연구를 위해서만 주로 활용되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검사 소요시간의 단축을 통해 실제 환자 진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공지능과 결합한 새로운 진단 지표들을 도입해 난치성 감염병의 치료 성공률을 높여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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