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이어 오라클 日데이터센터에 11조원 투자…'데이터 주권'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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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일본에 데이터센터를 증축하고 있다. 올해 들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일본 내 데이터센터 증설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도 일본 데이터센터에 2024년부터 10년간 총 80억 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8일 보도했다. 미·중 갈등을 배경으로 경제 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국 데이터를 국내에서 관리하는 ‘데이터 주권’ 강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IT기업 '오라클'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IT기업 '오라클'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IT 기업 오라클의 새프라 캐츠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날 고객 설명회에서 “기밀성이 높은 데이터를 국내에 두는 것은 세계 공통의 과제다. 보안에 신경을 쓰는 정부와 기업들의 수요에 부응하겠다”면서 일본 내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총 80억 달러를 투입해 도쿄(東京)와 오사카(大阪)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증축한다. 데이터 센터의 운영이나 고객 지원을 담당하는 인력은 일본 국내 거주자로 한정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미국 방문에 맞춰 일본 데이터센터 증설에 2년간 29억 달러(약 3조 90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개발 및 운용에 적합한 최첨단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서비스 전 세계 점유율 1위인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지난 1월 향후 5년간 일본 데이터센터 증설에 2조2600억엔(약 2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 개인 데이터 해외 이전 제한 

이 같은 변화는 전 세계에 불고 있는 ‘데이터 주권’ 강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유럽연합(EU)이 각 기업에 개인정보의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는 ‘일반 데이터 보호규칙(GDPR)’을 발표하는 등 자국 데이터를 자국 내에서 처리·관리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국경을 넘는 개인 데이터의 이전을 제한하고 있다.

거기에 일본 정부나 기업들의 정보화 수준이 높지 않아 앞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질 것이란 예측도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일본 투자에 나서는 이유다. 독일 조사회사인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일본의 생성AI 관련 시장은 2030년에는 2023년 대비 4.8배인 87억 달러(약 11조 9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주요 기업의 정보가 미국 대형 기업 관리하에 들어가는 데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AWS와 MS, 구글은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거버먼트 클라우드’ 제공 사업자로 선정돼 있다. 일본 기업 중엔 사쿠라 인터넷이 2023년 처음 선정됐다. 일본 정부는 자국 클라우드 업체 육성을 위해 사쿠라 인터넷에 보조금 6억엔(약 53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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