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美노스캐롤라이나 日기업 방문…“양국 다층적 유대 보여주러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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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일본 기업인 혼다 항공기 생산 시설을 방문해 공장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일본 기업인 혼다 항공기 생산 시설을 방문해 공장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미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아 자국 현지 기업을 시찰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따르면 일본은 이 주(州)의 최대 외국인 직접 투자국으로 현재 200여 개의 일본 기업이 진출해 3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일본과 미국의 다층적이고 강한 유대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이곳에 오게 되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미 전에도 “일본과 미국의 파트너십이 워싱턴을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방미 전 “양국 파트너십, 워싱턴 넘어서”

기시다 총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도(州都) 롤리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서 로이 쿠퍼 주지사(민주당)와 오찬을 함께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관저에 외국 정상이 방문해 오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퍼 주지사는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자 공통의 관심사를 많이 공유하고 있는 일본과 함께 (역사적인 오찬을) 시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오늘 우리는 멋진 친구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버티의 도요타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오른쪽) 일본 총리가 12일(현지시간)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함께 노스캐롤라이나주 리버티의 도요타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와 쿠퍼 주지사는 앞서 이날 오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혼다 항공기 생산 시설과 도요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도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공장에 총 139억 달러(약 19조25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인 배터리 공장에서는 5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아키 다카키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대학 일본학 강사는 “기시다 총리의 방문이 놀라운데 일본과 미국 간 긍정적인 미래 파트너십에 따른 것”이라며 “더 많은 일본 근로자들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올 거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기시다 총리 부인 유코 여사와 쿠퍼 주지사 부인 크리스틴 여사는 이날 오전 노스캐롤라이나 더램의 듀크가든에서 일본 전통차를 함께 마셨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워싱턴 DC에서 미ㆍ일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미 의회 연설, 미ㆍ일ㆍ필리핀 3국 정상회의 등 일정을 소화한 뒤 11일 밤 노스캐롤라이나로 이동했다. 기시다 총리는 11일 일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일정에 대해 “일본 기업이 얼마나 미국 경제에 공헌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알려나갈 기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미국에 대한 세계 최대 투자국으로 큰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US스틸 주총서 일본제철 합병안 가결  

한편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추진중인 가운데 US스틸은 12일 주주총회에서 일본제철과의 합병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US스틸에 따르면 이날 임시 주총에서 전체 보통주 발행량의 71%가 표결에 참여해 이 중 98%가 합병 찬성 의사를 표했다.

주주의 합병 승인과 별개로 합병이 성사되려면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안보 우려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11월 대선에서 재대결을 벌이게 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노동계와 지역 표심을 의식해 일본제철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양국 정상회담을 마친 뒤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양국 정상회담을 마친 뒤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에 대한 질문에 “미국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 나는 내가 한 말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면전에서 인수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동맹 관계가 최정점을 찍고 있지만 ‘동맹은 동맹, 국익은 국익’이란 관점을 보인 셈이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 발언 직전 “미 정부가 법에 근거한 적절한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서로 윈윈 관계를 굳건히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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